마크 키넌(사진·Mark Keenan) SG 원자재 리서치 아시아 대표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원유 공급과잉 상황인 지금, 원유 생산 가격이 제일 높은 미국의 셰일가스업체에서 공급을 줄일 때 유가도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SG는 2분기 들어 미국 셰일오일 생산 증가세가 둔화 조짐을 보이고 하반기 들어 유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4분기 전망치는 WTI 배럴당 60달러선, 브렌트유 배럴당 65달러선으로 각각 제시됐다.
그는 원유 상승에 베팅하려면 결국 원유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을 권했다. 특정 주식에 투자하거나 원유 관련 기업에 투자한다면 유가 상승에 따른 롤오버 비용을 상쇄할 수 있지만 포트폴리오에 원유를 포함하려면 원유에 직접 투자하는 게 가장 확실하다는 것.
키넌 대표는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높은 콘탱고 상태일 때 롤오버 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WTI와 브렌트유에 분산투자하는 것이 좋다”며 “원유에 투자를 시작한다면 2분기가 투자하기에 적절한 시기”라고 판단했다.
유가가 상승하는 지표로 그는 단기(근월물)보다 장기(원월물) 유가에 주목했다. 자원개발(E&P)업체가 투자를 결정할 때 1, 2년 뒤를 보고 결정한다는 이유에서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추이를 보면 임계지점에 다다른 상태로 재조정이 불가피한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
셰일가스업체 생산량 감소율도 점차 커지리란 게 그의 전망이다. 그는 “그간 셰일가스업체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에서 선도거래를 마친 상황이라 여유자금으로 부채를 상환하고 원가 절감 노력으로 살아남았다”면서도 “헤지가 올해 말로 대부분 종료돼 낮아진 유가에 맞춰야 해 생산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수요 측면에서도 상반기보다 하반기 원유 수요가 늘어난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재고가 빡빡해지면서 높았던 재고량이 소진되고 재조정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원유 생산자가 헤지 목적으로 참여하는 브렌트유 옵션 시장에서도 콜옵션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진다는 데 그는 관심을 뒀다. 실수요자가 유가의 미래 상승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는 것.
키넌 대표는 “거래되는 풋옵션 가격을 봐도 현재 40% 이하로는 없다”며 “WTI 기준 유가가 내려가더라도 배럴당 30달러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