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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들은 이날 거센 장맛비 속에서도 우산을 쓰거나 우비를 입고 거리로 나와 정부의 사업장 변경 제한 방침이 사업주의 강제노동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위원장은 “이주노동자들은 강제노동 때문에 자살하고 열악한 숙소에서 살다가 얼어 죽고 있다”면서 “위험한 노동현장을 벗어나고 싶어도 사업주가 사업장 이동을 동의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부 결정은 사업주가 사업장 변경에 동의하면 전국 어디서나 알선받아 일할 수 있던 것을 앞으로 제한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행 외국인고용법에 따르면 이주노동자들은 사업장 변경 시 고용주의 허락을 받아야 하며 일터 이동도 체류기간 동안 총 3회를 초과할 수 없다. 이주노동자들은 해당 조항이 ‘직업 선택의 자유’를 제한한다며 문제를 제기해왔다. 그러나 정부는 최초 취업 사업장의 장기근속을 유도하고 인력 운용상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사업장 변경 조건을 권역 내로 좁혔다.
이에 대해 장인숙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은 이날 회견 발언을 통해 “정부는 기존 사업장 변경 제한에 더해 특정 지역 밖으로는 움직일 수 없도록 주거지 제한까지 자행했다”면서 “ILO(국제노동기구) 강제노동 금지 협약에도 어긋나는 독소조항과 이주노동자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사업장변경 개악을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박영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정부 개편안이 국내 일자리를 더 열악하게 만드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변호사는 “퇴직은 노동자가 부당한 대우에 저항할 수 있는 가장 소극적인 수단인데 사업장 변경 제한은 이 수단마저 박탈한다”면서 “권역 제한은 사업장 변경 사유를 어렵게 입증한 경우에도 재취업할 수 있는 사업장을 제한함으로써, 사용자(고용주)와 노동자 간 분쟁이 생기면 노동자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