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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출석한 자리에서 “죄송합니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자의든 타의든 사고로 일어난 일을 빠르게 수습하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불을 지른 이유를 묻자 “너무 무서워서 그랬다”고 답변했다.
정씨는 지난 14일 서울 양천구 신월동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혼자 살던 이웃의 70대 여성 A씨를 살해 후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다.
사건 당일 오후 9시 43분, 이 주택에는 화재가 발생해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에게 타살 흔적이 있고, 주변에서 흉기로 추정되는 물건이 발견되자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했다.
이후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토대로 정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범행 나흘 만인 지난 18일 정씨는 서울 강북구의 한 모텔에서 검거됐다.
경찰 조사에서 정씨는 A씨를 살해 후 불을 지른 이유에 대해 “층간 누수 문제로 다퉈오던 중 살해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