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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다솔 인턴기자] 세계 2위 가상화폐 이더리움이 올해 260% 상승하며 비트코인을 넘어서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5일(이하 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런던 하드포크·친환경·디파이 등을 이유로 들며 이더리움이 비트코인보다 더 우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업체 코인 메트릭스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5일 하루 동안 9% 상승했으며 올해 260%에 달하는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비트코인의 연초 대비 상승률 35%와 비교했을 때 상당한 수치다.
◇이더리움, 공급 줄고 수요는 늘어 상승할 것
시장 관계자들은 이더리움이 큰 폭으로 상승한 이유로 ‘런던 하드포크’를 꼽았다. 런던 하드포크는 이더리움 관련 기술을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 이더리움 재단이 목표하는 블록체인 기반 최종 네트워크 전환이다. 런던 하드포크를 통해 채굴자들에게 돌아가는 일부 수수료가 사라지며 잠재적으로 이더리움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량이 감소할 것을 우려하며 가격이 상승했다는 해석이다.
이더리움의 또 다른 주목 요인은 ‘친환경’이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6월 “이더리움이 비트코인보다 더 친환경적”이라며 “비트코인의 에너지 소모량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이더리움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더리움 재단은 이더리움 2.0 업데이트 이후 블록체인의 에너지 사용량이 이전보다 최대 99.9% 줄어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잠재적으로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비트코인에 비해 이더리움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다.
이더리움이 인기를 끌고 마지막 이유로 디파이(DeFi) 성장 가능성을 꼽을 수 있다. 디파이는 탈중앙화금융을 의미하는데 은행과 같은 중간상인 없이 진행되는 예금·대출 등의 금융거래를 말한다. 디파이 암호화폐 거래소 유니스와프, 탈중앙화 대출 플랫폼 에이브 등의 프로토콜은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한다.
◇“올해 1만달러까지 오른다” vs “변동성 경계해야”
온라인 무역회사 트레이드 스테이션의 데이비드 러셀 부사장은 이더리움이 올해 1만달러(약 1100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올해 최고치인 6만4895달러(약 7420만원)를 회복한다고 가정했을 때, 기존 비트코인 대비 이더리움 가격 비율 0.156(2017년 6월 이후 기준)을 대입하면 1만달러가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회가 가상화폐와 관련된 인프라 법안을 마무리하며 시장 두려움이 사라지면 이 시나리오는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셀은 이더리움을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에 비유하며,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며 이제서야 발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비트코인을 두고는 “2005년의 야후”와 같다며 “사라지고 있지는 않지만 훨씬 덜 흥미롭다” 고 말했다.
디지털 통화 대출업체 제네시스도 최근 비트코인에서 이더리움으로 “중대한 교체(significant rotation)”가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제네시스는 이번주 보고서를 통해 “2020년 말 비트코인이 대출의 54%를 차지했었는데 2분기 말에는 이더리움과 몇몇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암호화폐) 거래가 늘며 이 비율이 42%로 감소했다”고 전했다.
한편, 디지털 화폐의 큰 변동성을 기억해야 한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더리움은 최고치인 4000달러(약 457만원)보다 38% 하락한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비트코인 역시 4월 고점보다 39% 떨어진 수준을 맴돌고 있다. 더불어 미국 인프라 법안의 암호화폐 관련 조항이 가상화폐 생태계를 궁지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