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창룡 경찰청장은 22일 서면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공직자의 내부정보 부정이용 등 지위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행위는 구속수사를 추진하는 등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불거진 신도시 예정 지역 부동산 투기 의혹의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고위 공직자들의 내부 정보 이용이 확실해진다면 구속까지 검토하겠다는 뜻이다. 경찰은 각 시도 경찰청에 이러한 내용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배포할 예정이다.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수사를 이끌고 있는 최승렬 국가수사본부(국수본) 수사국장은 이날 “전국적으로 사건이 진행되고 있어서 국수본 차원에서 (구속수사 추진 기준 등을) 조율하고 있다”며 “아직 확정은 안됐지만 내부정보 이용은 구속수사가 원칙이라는 점에 대해선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특수본이 내·수사 중인 사건은 총 61건, 대상자는 309명이다. 이 중 공무원은 41명, 공공기관 직원은 31명, 민간인 170명, 직업 확인이 안 된 인원은 67명이다. 민간인 중에는 공무원 및 공공기관 직원의 친인척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내사 대상 중엔 차관급인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행복청장)이 포함돼 있다. 현재까지 거론된 인물 중 가장 고위직 공무원이다. 그는 퇴임 이후인 2017년 11월 말 세종시 연서면 봉암리 한 토지와 부지 내 철골구조물을 사들였다. 이는 인근 지역이 국가산단 후보지로 선정되지 9개월 전이었다. 당시 세종시 신도시 건설을 담당하는 최고 위치에 있었다는 점에서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최 국장은 “(구속수사 여부를 결정할) 내부정보 활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공무관계나 피의자의 위치, (신도시) 사업계획 및 토지 구입 시기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경찰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련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주 3명의 LH 직원을 소환조사한 데 이어 22일에도 1명의 전직 직원을 포함한 3명을 소환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주 소환한 인물 중에는 3기 신도시 예정지인 광명·시흥 지역에서 ‘사장님’으로 불리며 토지를 대거 사들인 인물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 소환 대상 중 추가로 조사할 내용이 있다면 또다시 부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 국장은 “앞서 피의자들의 진술과 수사자료를 비교해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조사를 통해 나오는 내용을 토대로 추가 조사를 진행할지 아니면 그대로 (수사를) 마무리할 수 있을지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부동산 투기 혐의 수사를 위한 압수수색이 이어졌다. 전북경찰청은 이날 오전 LH 전북본부와 피의자가 주거지 등 3곳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번 전북청의 압수수색은 최근 연이어 의혹이 나오고 있는 LH 직원 및 관계자들의 ‘3기 신도시 원정 투기’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원정투기와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청와대 경호처 직원 역시 이날 특수본에 공식 수사의뢰가 접수돼 내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한편 국수본 내 자료 분석팀은 현재 3기 신도시 지역에 대한 토지거래 내역을 분석하고 있다. 분석 과정에서 투기 정황이 확인되면 각 시도경찰청으로 배당해 수사에 나설 것이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최 국장은 “현재 땅(부동산)을 중심으로 분석해 선별해 가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여기에 국세청 및 금융위원회 파견인력도 있는 만큼 사람, 부동산, 금융거래를 중심으로 수사 대상자를 선정해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