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밀양 주민들 "양승태 재판거래 의혹 철저히 수사하라"

신중섭 기자I 2018.06.08 16:23:32

"제주 해군기지·밀양 송전탑 설립 판결은 사법행정권 남용"
밀양 주민들, 기자회견 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 접수

서울 서초구 대법원 동문 앞에서 강정마을과 밀양 주민들이 양승태 대법원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사진=신중섭 기자)
[사진·글=이데일리 신중섭 기자]“제주해군기지와 밀양 송전탑 판결은 전형적인 사법행정권 남용 사례다. 이를 주도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철저히 수사하라.”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와 경남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주민들이 재판 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해군기지 반대 주민회)와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밀양 대책위) 등 주민 30여 명은 8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대법원 동문 앞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 거래 의혹’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강정마을과 밀양 주민들이 직접 나서 발언하고 강정마을과 밀양마을 주민 대표가 각각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경남 밀양 평밭마을 주민 한옥순(71·여)씨는 “이런 나라가 어딨느냐”며 “사법부 등이 우리 힘없는 주민을 얼마나 짓밟았는지 몸소 체험했다. 우리는 끝까지 진실을 밝히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밀양 주민 구미현(69·여)씨는 “ 최후의 보루인 법원은 공정하리라 믿었는데 그 판결들이 결국 박근혜 정부와의 거래였다”며 “억울함을 생각하면 마음이 찢어질듯 아프다”고 말했다.

강정마을 주민 윤상효(82)씨도 “국가폭력에 의해서 무참히 파괴된 강정마을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갈등 해소는 내다볼 수 없는 지경”이라며 “사법부 농단이라는 보도를 접하고 너무 가슴이 떨리고 치가 떨렸다”고 말했다.

해군기지 반대주민회는 대법원 판결 이후 정부의 공사 강행으로 △수백 명의 사법 처리 △수억 원의 형사 벌금 △국가의 거액 구상금 청구 △극심한 사회적 갈등이라는 결과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도 대법원 판결 이후 “수십 명의 사법 처리와 거액의 벌금이 부과됐다”며 “주민 1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해군기지 반대주민회와 밀양 대책위 대표는 기자 회견문을 통해 “이번 사건의 진상을 끝까지 밝힐 것”이라며 “사법 행정권 남용 관련 나머지 문건도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군기지와 밀양 송전탑 건설 관련 판결을 전면 재조사해야 한다”며“법의 심판을 다시 받아서 모든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밀양 대책위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접수했다. 행정권 남용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이 지난 5일 공개한 ‘정부 운영에 대한 사법부의 협력사례’ 문건을 보면 정부 운영에 대한 사법부의 협력 사례’로 강정마을 제주 해군기지 건설 관련 판결과 밀양 송전탑 건설 관련 판결이 담겨 있다.

해군기지 관련 판결은 2012년 대법원이 강정마을 주민들이 일부 승소했던 1심과 2심 판례를 뒤엎고 해군기지 설립이 적법하다고 판결한 것이다. 밀양 송전탑 건설 관련 판결은 2013년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이 주민들의 공사중지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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