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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통장의 종언…"시대변화 산물" vs "시기상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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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슬 기자I 2015.07.29 17:36:59

한해에 3800만개 발급…최소 1900억원 비용 절감
"종이통장 없애면 불안해" 불만섞인 목소리도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금융감독원이 종이통장을 없애기로 한 것은 인터넷·모바일 거래가 활발해지는 상황에서 실효성을 상실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종이통장을 발급하지 않는 것은 발급·관리비용 절감 등 금전적인 효과는 물론, 고객들 입장에서도 분실·도난의 위험을 낮춘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118년 넘게 이어진 금융관행인 만큼 일각에서는 종이통장 폐지가 시기상조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미 은행들은 고객들에게 금리 우대,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내세우며 적극적으로 종이통장 발급이 필요 없는 인터넷·모바일 금융상품을 권유하고 있다. 종이통장 1개당 제작원가는 약 300원 내외이지만, 이를 관리하는 비용까지 감안한다면 총비용은 약 5000원에서 1만 8000원까지 달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한 달 평균 영업점에서 출고된 종이통장(저축성 예금 기준) 개수는 2013년 22만 8480개에서 2014년 13만 5440개, 올해(1~5월) 12만 6900개로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반면 2013년 3월 5조 1090억원이던 인터넷·모바일 전용상품 수신상품 잔액은 2015년 6월 6조 8350억원으로 1조 7260억원 늘어났다.

금감원의 이번 방침으로 은행도 더욱 적극적으로 무통장 계좌를 권하는 영업활동이 이뤄질 전망이다. 종전 상품보다 혜택을 확대한 다양한 인터넷·모바일 전용상품 출시도 기대할 만하다. 금융권은 종이통장 미발급만으로 최소 1900억원의 비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도 통장 분실·도난 등으로 인한 금융사고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여전히 금융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종이통장 발급은 생활 속 깊숙히 뿌리박혀 있다. 올 5월 말 현재 은행계좌 중 종이통장 발행계좌는 2억 7000만개로 전체의 91.5%에 이른다. 또 지난해 은행 신규 예금계좌 중 종이통장이 발행된 계좌는 3800만개로 81.6%를 차지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창구에 찾아온 고객이 적극적으로 종이통장 발급이 필요없다고 말하지 않는 이상, 은행으로서 먼저 종이통장을 발급하지 않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종이통장을 없애는 것에 대해 반감을 가진 이도 적지 않다. 회사원 김모(32·여) 씨는 “아무래도 아직은 종이통장이 믿을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보안 문제가 발생하거나 은행전산시스템이 마비되면 나는 무엇으로 내 금융소득을 증명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60세 이상의 고령자에게는 지금처럼 종이통장을 발급한다고 하지만, 인터넷·모바일뱅킹을 기피하고 실물통장 거래를 선호하는 계층들을 잡음없이 유도할 수 있을지도 문제다.

118년 넘게 이어지던 ‘종이통장’이 사라지는 배경에는 ‘대면(對面) 거래’라는 금융패러다임의 변화가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굳이 고객이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실명확인이 가능하면 계좌를 열 수 있도록 유권해석을 내렸다. 이런 제도적 변화를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에는 ‘점포 없는 은행’인 인터넷 전문은행이 출범할 예정이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기술(IT)이 발달하면서 나타난 변화이지만, 기존 아날로그가 금융소비자에게 주는 신뢰성, 편리함도 있다”며 “이를 어떻게 보완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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