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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와 대기업 전략적투자자(SI)는 올 상반기에도 꾸준히 인수 기회를 물색했지만 실제 투자 집행에는 몸을 사린 것으로 나타났다. 블라인드펀드와 프로젝트펀드에 쌓인 드라이파우더는 적지 않지만 금리와 경기 상황,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심의 문턱은 오히려 높아졌다. 당장의 인수 가격보다 3~5년 뒤 제값에 되팔 수 있는지가 투자 판단의 핵심으로 떠올랐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과거에는 인수 후 실적 개선과 볼트온 전략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뒤 IPO나 전략적 매각으로 회수하는 방식이 가능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같은 공식이 이전만큼 작동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해졌다. IPO 시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데다 대기업 SI들도 대형 경영권 인수에 보수적으로 돌아서면서 인수자가 엑시트 시나리오를 그리기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투자심의에서는 인수 가격보다도 나중에 누가 이 자산을 사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게 논의된다"며 "아무리 괜찮은 매물이라도 회수 경로가 불명확하면 집행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서 세컨더리 거래가 충분히 활성화되지 않았다는 점도 부담이다. 미국과 유럽은 대형 운용사와 세컨더리 펀드, 크레딧 펀드 등이 두텁게 형성돼 있어 기존 투자 자산을 다른 펀드나 운용사로 넘기는 방식의 회수 선택지가 상대적으로 다양하지만, 국내에서는 PEF가 보유한 자산을 또 다른 PEF가 인수하는 거래에 대한 LP들의 수용성이 높지 않다. 같은 자산을 운용사끼리 주고받는 구조가 기관투자자 입장에서 명확한 회수로 받아들여지기 어렵고, 가격 적정성 논란도 뒤따를 수 있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복수 운용사가 컨소시엄을 꾸려 인수 부담을 나누는 공동투자(co-GP) 역시 대안이 되기 쉽지 않다. 국내에서는 PE 간 공동투자 경험이 아직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만큼, 투자 이후 경영 관여 방식과 추가 자금 투입, 엑시트 시점 등을 두고 운용사 간 이해관계 조정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인수 단계에서 자금을 모으는 것보다 보유 기간 동안 의사결정을 함께 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그나마 컨티뉴에이션 펀드를 활용해 기존 자산을 유동화하거나 보유 기간을 연장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지만, 이 역시 여건이 녹록지만은 않다. 일부 대형 운용사를 중심으로 관련 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나, 기존 LP의 선택권 보장과 신규 투자자 모집, 공정가치 산정, 이해상충 관리 등이 거래 성사의 변수로 꼽힌다. 우량 자산의 보유 기간을 늘리고 회수 시점을 조정하는 수단으로는 활용될 수 있지만, 국내 PE 시장에서 보편적인 엑시트 대안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기업들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AI와 전력 인프라, 반도체 밸류체인 등 성장 산업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고밸류 자산을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얹어 인수하는 데는 부담이 여전히 큰 상황이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규모 설비투자와 연구개발 부담도 커지면서 완전 인수보다는 소수지분 투자나 합작법인, 전략적 제휴 형태로 접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반기 M&A 시장의 변수는 거래 재개 여부보다 가격 조정에 맞춰질 전망이다. 상반기부터 이어진 거래들이 3분기 이후 순차적으로 종결되면 거래 건수와 금액은 일부 회복될 수 있다. 다만 매도자 눈높이가 낮아지지 않는 한 시장 전반의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인수자가 납득할 만한 가격과 회수 경로가 함께 제시돼야 대기 자금도 실제 집행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IB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매물이 없어서 못 사는 장이라기보다, 살 만한 가격과 회수 그림이 함께 나오는 매물이 부족한 장"이라며 "가격을 현실화하는 매도자와 확실한 성장 논리를 가진 자산 중심으로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컨티뉴에이션 펀드는 필수적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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