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코스피가 약보합으로 마감하면서 1960선으로 후퇴했다. 국내 증시 밸류에이션이 고점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라 기관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증가하면서 유동성 수급에 부담을 줘 상승 동력이 차단된 양상이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대형 이벤트는 이미 증시에 선반영돼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1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30포인트(0.12%) 내린 1969.97에 거래를 마쳤다. 강보합으로 출발한 코스피는 장중 기관 매도세가 확대되면서 하락 반전해 1970선을 내준 채 마감했다.
다양한 변수들이 혼재돼 증시를 억누르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정책이 긍정적이었음에도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FOMC에 대해서도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며 “1분기 기업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크지 않아 시장이 중립적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상승 모멘텀을 찾기 어려운 가운데 기관이 연일 순매도에 나서면서 유동성 수급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기관은 1296억원을 팔아치우며 11거래일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국내 주식형펀드 환매 수요 증가로 투신권에서 634억원을 팔았다. 일주일 간 순매도한 금액만 5000억원 이상이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04억원과 609억원을 사들였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과 비차익을 합쳐 31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류 팀장은 “코스피 1970선은 지난 1년 중 고점에 해당하는 밸류에이션으로 펀드 환매 수요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외국인도 지난 10일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 이후 선물 매수에서 매도로 포지션을 전환하는 등 주가가 좀 더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0.73%)과 서비스업(0.58%), 의료정밀(0.56%), 화학(0.47%) 등이 올랐다. 반면 증권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출시 첫날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1.92%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내렸다.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는 전거래일보다 0.16% 내린 125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한국전력(015760)(-0.34%), 현대차(005380)(-1.01%), 현대모비스(012330)(-0.60%), SK하이닉스(000660)(-1.48%) 등도 하락세를 보였다. 상위 10개 종목 중 오른 곳은 아모레퍼시픽(090430)(2.45%)과 NAVER(035420)(0.94%), 삼성물산(028260)(0.34%) 정도였다.
동원(003580)은 최대주주 변경 및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소식에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가격상승 제한폭(30%)인 6980원까지 치솟았다.
이날 거래량은 2억6091만6000주, 거래대금은 3조7646억7200만원을 기록했다. 상한가 6개 종목을 포함해 308개가 올랐고 하한가 없이 479개가 내렸다. 85개 종목은 보합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