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는 전 세계 2억 명의 손에 쥐어진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 중심에는 ‘미스터 갤럭시’ 신종균 삼성전자 정보기술(IT)·모바일(IM) 부문 사장이 있다.
신 사장은 갤럭시를 세계 1위 제품으로 만들어 삼성전자를 글로벌 IT강자 반열에 올려놨지만 늘 상 새로운 고민거리를 안고 산다. 최근엔 보다 진화한 하드웨어를 탑재한 제품을 고객에게 선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을 떨쳐버리는 게 숙제였다.
이런 깊은 고민 끝에 탄생한 제품이 바로 ‘갤럭시S5’다. 갤럭시S5는 무조건적인 하드웨어 사양의 대폭적인 업그레이드보다는 사용자 편의성 제고에 초점을 맞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개선했다.
그래서였을까? 신 사장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삼성 모바일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S5는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에 기대하는 본연의 기능을 가장 충실하게 완성한 스마트폰”이라며 “소비자의 일상생활을 더욱 가치있고 의미있게 만드는 것이 갤럭시S5를 통해 실현하고자 한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갤럭시S5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가장 원하는 내용인 카메라, 속도, 헬스케어, 배터리, 보안 등의 기능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경영자로서 매출과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는 사명도 잊지 않았다. 이 같은 고민의 결과가 바로 삼성전자의 첨단 통신기술을 적용한 최대 8개의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 지원 기능이다. 이 기술로 갤럭시S5는 전 세계 어디서나 LTE 통신이 가능해졌다.
이는 올해 유럽과 중국 등 주요 스마트폰 시장에서 본격적인 LTE 네트워크가 구축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전 세계 어디서나 LTE 통신이 가능한 제품을 출시한 것은 유럽과 중국 등 주요 LTE 스마트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
신 사장에게 갤럭시S5의 의미는 남다르다. 우선 갤럭시S 시리즈는 삼성전자의 1년 농사를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제품이다.
더욱이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고 불안한 외부 경영환경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갤럭시S5의 활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같은 신 사장의 생각은 언팩 행사장에서 곧바로 행동으로 나타났다. 과거 언팩 행사에서 인사말과 제품에 관한 간략한 설명만 했던 신 사장이 올해 행사에서는 프리젠테이션 시간을 늘려 행사장에 참석한 5500여 명에게 제품의 우수성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갤럭시S5가 공개되자마자 시장 일각에서는 실망감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와 신 사장이 또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할 것이라는 기대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을 넘어서야 하는 것이 신 사장의 진짜 과제다. 그의 말처럼 소비자의 일상 생활을 가치있게 만드는 일을 갤럭시S5가 해낸다면 ‘스마트폰-태블릿-웨어러블’로 구성된 모바일 삼각편대의 드라이브를 좀 더 강하게 걸 수 있기 때문이다.
신 사장은 ‘졸면 죽는다’라고 강조했던 경영방침을 ‘굼뜨면 죽는다’로 바꿨다고 강조했다. 그는 “빠르게 변화하지 않으면 낙오되고 도태된다”며 “1등 했다고 자만하면 금방 순위는 떨어지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