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성공한 이팔성 회장 "궁극적 목표는 해외진출 확대"

좌동욱 기자I 2011.02.15 18:15:49

美 LA한미은행 인수 마무리 후 현지은행 M&A 검토
동남아 은행 M&A 추진..남미 대형은행과 업무제휴
중장기적으로 우리투자증권 지분율 50% 이상 확대

[이데일리 좌동욱 기자] 이팔성 우리금융지주(053000) 회장(사진)은 15일 "새로운 임기동안 우리금융의 해외 진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며 "해외 진출을 위해서도 민영화를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미국에서는 LA한미은행 인수를 마무리한 후 영업 규모를 키우겠다"며 "현지 로컬 은행을 인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LA한미은행 인수를 매듭짓기 위해 조만간 미국 FRB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동남아시아 지역 진출에 대해서는 "은행 인수·합병(M&A)를 추진할 계획이며 보고 있는 곳이 한곳 있다"고 말했다. 또 브라질 등 남미지역에는 "BBVA나 산탄데르 은행과 같은 (스페인계) 대형 은행과 업무를 제휴하는 방식으로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우리투자증권에 분리매각에 대해서는 "우리은행 기업금융과 우리투자증권 IB가 함께 있어야 시너지가 난다"며 기존 반대입장을 재확인했다. 특히 우리금융의 우리투자증권 지배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중장기적으로) 적절한 시점에 현재 35%인 지분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날 우리금융 회장직 연임이 사실상 확정된 후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서 기자와 만나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이 회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 우리금융 연임과정에서 혹독한 시험을 치뤘다고 말했다. 어떤 의미인가.
▲회추위 갔더니 모든(7명)의 회추위원들이 2~3개씩 질문을 하더라. (웃으며)대답하느라 힘들었다. 땀이 나더라.

- 앞으로 임기 동안 우선적으로 추진할 과제는.
▲해외 진출이다. 삼성 LG 현대차와 같은 대기업은 이제 국내 은행에서 굳이 자금을 조달하지 않는다. 은행보다 더 높은 신용으로 은행보다 더 싸게 해외에서 파이낸싱한다. 해외 동포들도 과거와 달리 해외에서 국내 은행 지점과 거래하지 않고 현지은행과 거래한다.

- 현지법인 형식으로 해외 진출하겠다는 의미인가.
▲3년전부터 해외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해외 현지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환위기 경험도 있다. 현지법인이 아니라 지점이 나가면 위기때 자금을 조달하지 못한다. 현지 로컬 은행을 확보하고 있으며 현지 금융당국 보호도 받고, 자산 건전성도 수시로 체크받는다. 해외 진출을 제1목표로 삼겠다.

- 우리금융의 최우선 과제는 민영화라고 알려져있는데, 해외진출이라고 말씀하셨다. 해외 진출을 위해 민영화가 필요하다는 의미인가.
▲그렇다. 정부가 소유한 기업 형태로 해외 진출을 하려면 여러가지 면에서 어려운 점이 있다. 해외진출을 위해서도 민영화를 해야 하고 인력과 업무 프로세스도 개선해야 한다. 우리금융은 해외 15개국 69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해외 직원만 1000명이다. 국내 은행 중 최고다. 하지만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은 그룹 전체의 7%수준이다. 3~4%에 불과한 다른 금융그룹보다 낫지만, 40~50%에 이르는 선진 글로벌 금융회사에 못미친다.

- 진출 지역이나 분야는.
▲중국은 현재 지분 20% 이상 인수를 허용하지 않는다. 현지 지점을 넓혀가면서 영업을 하다 규제가 완화되면 진출할 생각이다. 미국의 경우 LA와 뉴욕에 각각 1개 지점이 있다. 현재 교민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고 있지만 LA한미은행을 인수한 후 영업기반을 키울 생각이다. 현지 은행을 M&A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LA한미은행은) 가능하다면 이름도 미국식으로 고치려고 한다.

남미쪽은 브라질 SOC 사업이 유망하다. 하지만 문화도 잘 모르고 생소하다. BBVA나 산탄데르 은행과 제휴해 진출할 생각이다. 동남아시아는 하나 보고 있는 곳이 있다.

- 동남아는 M&A 방식으로 진출하나.
▲그렇다.

- 연내 가능한가.
▲올해 내 될 지 안될 지는 모르겠다.

- 국내은행들은 동남아 지역에서도 인도네시아 지역 진출을 선호한다.
▲인도네시아가 제일 좋다. 인구가 많아 소비자들이 많고, 금융규제도 상대적으로 강하지 않다.

- 한미은행 인수를 추진한지도 1년 가까이 걸렸는데 아직 성사되지 못했다.
▲미국 서브프라임사태로 금융 부실 등이 생겨서다. 조만간 FRB 주요간부를 만나기 위해 미국으로 방문할 예정이다.

- 민영화는 어떤식으로 추진해야 하나. 정부에서도 조만간 방안을 발표할 것 같다.
▲어떤 방식이든 빨리 해야 한다. 민유성 회장이 인터뷰에 산업은행을 민영화하면 회사가 업그레이드될 거라고 말했는데, 우리금융도 똑같은 이야기다.

- 우리투자증권을 분리 매각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우리투자증권은 우리금융에 중요한 가치가 있는 자회사다. 우리은행은 기업금융이 강하고, 우리투자증권은 IB(투자은행) 업무가 강하다. 두개가 함께 있어야 시너지가 있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투자은행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투자은행들이 커머셜(상업)은행과 합병하고 있다. 메릴린치가 BOA(뱅크오브아메리카)의 하나의 사업부서로 인수됐고, JP모건도 체이스맨하튼과 합병했다. 단독 IB는 현재 골드만삭스 뿐이다. IB의 약점은 적시에 자금조달하는 문제다. CB(상업은행)과 함께 있는 것이 좋다.

- 우리투자증권 지배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35%수준인데, 작년 재작년부터 늘릴 계획을 갖고 있었다. 적절한 시기에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 올해 중에 가능한가.
▲돈이 있어야 한다. 올해 장사를 잘해 돈을 벌어서 (내년에) 할 계획이다.

- 우리금융 지주에는 자회사에 대한 인사권이 없다. 인사철만 되면 임직원들이 청탁하러 다닌다는 문제점이 있고 그런 문제가 기업가치를 훼손시키고 있다. 해법이 있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 자회사 인사나 (임직원) 평가, 전략 등 문제는 지주사가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앞으로 그런 방향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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