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높은 금리…금리형·단기채ETF에 뭉칫돈

김응태 기자I 2024.12.23 17:00:16

일주일간 'KODEX CD금리 ETF' 746억 유입
단기채 및 MMF형 ETF에도 1천억 자금 모여
美 금리인하 전망 후퇴에…단기형 ETF 투자↑
트럼프發 물가 상승시…단기형 선호 지속 전망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금리형 및 단기채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하자, 투자자들이 고금리 국면에서 단기 이자수익을 얻기 유리한 상품을 집중 매수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탄핵 정국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진 점도 단기 자금형 상품에 대한 투자 유인을 높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12월16~20일)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ETF에 유입된 자금은 746억원으로 집계됐다.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ETF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CD 91일물 수익률을 하루치로 계산해 매일 누적 제공하는 운용 방식에 따라 고금리 국면에서 단기 이자 수익을 확보하는데 유리하다. CD금리는 시중은행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활용하는 금리로, 통상 기준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형성한다.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ETF에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면서 운용자산(AUM) 규모는 9조459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ETF 전체 상품 중 가장 큰 규모다.

단기채권형 ETF에도 상당 자금이 모이고 있다. ‘KODEX 머니마켓액티브’ ETF는 최근 일주일간 1218억원, ‘RISE 단기통안채’ ETF에는 115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KODEX 머니마켓액티브’ ETF는 초단기 채권, 기업어음(CP) 등에 투자하는 머니마켓펀드(MMF) 운용 방식을 토대로 설계된 상품이다. ‘RISE 단기통안채’ ETF는 잔존 만기 10개월 미만의 통안증권 10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를 추종하는 게 특징이다.

최근 금리형 및 단기채 ETF에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집중된 것은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이 후퇴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준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하고 내년 금리 인하 예상 횟수를 기존 4회에서 2회로 축소했다. 그동안 금리 인하가 진전되면서 채권가격 상승으로 큰 수익을 볼 수 있는 장기채 ETF 상품에 투자가 확대됐지만, 고금리가 유지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자 투자자들이 단기 수익을 노리는 상품 위주로 투자 비중을 늘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태 등 정치 리스크가 불거지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점도 단기 상품으로의 자금 유입이 늘어난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당장 어디에 투자할지 모르지만 돈을 굴리고 싶은 경우 비교적 빠르게 수익을 볼 수 있는 MMF 등 파킹형 ETF가 일종의 피난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단기형 ETF 상품에 자금 유입 확대 흐름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관세 부과가 본격화하면 물가 상승이 심화해 금리 인하가 지연되고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재균 KB증권 채권 담당 애널리스트는 “내년 금리 인하의 논리가 약해진 상황에서 트럼프가 언급한 것과 같이 관세를 부과할 경우 물가 우려는 더 확대될 수 있다”며 “내년 1월 20일 트럼프 취임 전후로 금리는 추가 변동성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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