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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공원 부지는 우리 역사의 굴곡을 담고 있다. 1882년 임오군란 당시 청나라군이 흥선대원군을 피랍하기도 했고, 1894년 청나라군과 일본군이 번갈아 주둔한 곳이다. 1904년 한일의정서 체결 후에는 일제가 용산 일대 약 300만평의 군용지를 강제수용하면서 일본군의 용산 주둔이 본격화했다. 일제시대 조선총독부와 함께 일본 식민시대의 양대 축인 조선주차군사령부도 용산에 있었다. 광복 후에는 미군기지로 활용됐다.
용산어린이정원은 곳곳에 역사적인 건축물을 품고 있다. 우선 주출입구는 일본이 한반도 침략 및 병참기지화를 위해 설치한 조선주차군사령부의 정문으로 쓰였던 곳이다. 해방 후에는 미 7사단 사령부 정문으로 사용됐다.
주출입구에 들어서면 오른쪽에 옅은 황갈색의 사우스포스트 벙커 건물이 있다. 일제시대에 조선주차군사령부가 사용하던 건물이다. 길을 따라 들어서면 홍보관과 전시관이 서로 마주보고 위치해 있다. 두 건물 모두 미군 장교들의 숙소를 리모델링해 새롭게 꾸몄다. 용산어린이정원은 장교 숙소를 재활용해 카페, 도서관 등 다양한 장소를 마련했다.
용산어린이정원의 하이라이트는 중심에 위치한 2만평 규모의 잔디마당이다. 미군이 야구장으로 사용했던 4곳을 잔디마당으로 꾸몄다. 잔디마당 주변으로는 플라타너스 나무로 조성된 가로수길과 들꽃산책로가 마련돼 있다. 잔디마당 한켠에 조성된 전망언덕에 올라서면 남산과 용산 도심 등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또 대통령실도 가까이서 볼 수 있어 미국 백악관 앞 공원 같은 소통공간으로 기대되는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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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어린이정원 입장은 공식 누리집에서 사전예약을 해야 한다. 기존에 방문기록이 있는 경우에는 별도의 절차를 거쳐 즉시 입장도 가능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출입기자단과 오찬간담회에서 “우리나라의 어린이들이 뛰어놀 데가 너무 없는 것 같아서 어린이정원으로 이름을 붙였다”며 “아이들이 잔디에서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쪽(어린이정원 옆)에는 분수정원도 만들려고 하는데, 날이 더워지면 아이들이 시청 앞 분수광장처럼 거기에서 놀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이제 시작이니까 부족한 것이 있으면 바꿔나가면서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 출범 1주년 소회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정권 교체라는 것이 나라를 바꾸고 사회를 바꾸기 위한 열망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며 “변화의 속도가 느린 부분은 다음 1년에 속도를 더 내고, 또 변화의 방향을 조금 더 수정해야 되는 것은 수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