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경선(프라이머리)은 플로리다와 일리노이, 애리조나 등 3개 주(州)에서 치러졌다. 애초 오하이오도 함께할 예정이었으나 마이크 드와인 주지사가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이유로 경선 시작 불과 8시간 전 전격 연기를 결정하면서 무산됐다.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93% 개표가 이뤄진 플로리다에서 바이든은 61.7%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샌더스(22.9%)를 큰 차로 앞섰다. 플로리다는 캘리포니아·뉴욕·텍사스에 이어 4번째로 많은 대의원(219명)이 걸린 주다. 67% 개표율을 보이고 있는 일리노이에서도 바이든은 59.1%로, 샌더스(36.1%)를 압도했다. 애리조나에서도 개표율 67% 상황에서 바이든은 42.4%로 샌더스(29.5%)를 두자릿수 이상 앞섰다. 이에 따라 바이든은 지금까지 경선이 치러진 27개 주 중 19개 주에서 승리를 거두게 됐다.
사실 이날 바이든의 승리는 이미 예견됐었다. 최근 각종 전국단위 여론조사에서도 1등 자리를 내주지 않았을뿐더러, 이날 경선이 치러진 플로리다 등은 상대적으로 보수성향이 짙어 ‘강성 진보’ 성향의 샌더스가 이길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실제 이들 4개 주는 지난 2016년 경선에서도 샌더스 의원이 아닌,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1위를 안겨줬던 곳이기도 하다.
이날 경선 전까지 바이든과 샌더스가 확보한 대의원은 각각 853명과 700명이었다. 이날 경선에 배정된 대의원은 모두 441명인 만큼, 두 후보 간 격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트럼프와의 본선 맞대결을 위한 ‘매직넘버’는 1991명이다.
미 인터넷매체 복스는 “바이든은 이번 경선 승리로 샌더스와의 대의원 확보 격차를 300명 이상으로 벌렸다”며 “샌더스가 향후 경선에서 남는 대의원의 60%를 차지해야 역전이 가능한데, 이건 무리”라고 썼다. 뉴욕타임스(NYT)는 “코로나19 사태가 샌더스에게 선거운동의 시간을 주더라도, 두 후보의 격차가 너무 커 경선 레이스의 향방을 바꿀 가능성은 작다”고 했다.
이날 바이든은 온라인연설에서 샌더스와 공동의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한 뒤, 샌더스 지지층을 향해 “‘나는 여러분에게 귀 기울이고 있다. 위태로운 상황이 무엇인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더 나아가 “대통령 후보로서 내 목표는 당을 통합하고, 이 나라를 통합하는 것”이라고 했다. 향후 트럼프와의 일전을 앞두고 자신을 향한 압도적 지지를 호소한 셈이다. 이와 관련, AP통신은 “샌더스에게 선거운동을 포기하라는 압력을 가한 셈”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