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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르익는 바른정당 통합론에..국민의당 자강론vs연대론 '2라운드'

하지나 기자I 2017.05.12 16:27:41

주승용 "바른정당 통합 가능성 검토해야"..박지원 "시기상조"
주승용, 바른정당 주호영 비공개 회동
호남과 영남의 결합..확장성·지역해소 등 시너지효과
사드·햇볕정책 등 안보·대북정책 차이는 걸림돌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가능성이 무르익고 있다. 주승용 국민의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바른정당과 통합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며 정치권 밖에서만 거론됐던 통합설에 불 지핀 것이다. 이에 대해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또한 긍정적으로 화답한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또다시 연대론과 자강론이 맞붙는 모양새다. 주 권한대행의 언급 이후 곧바로 박지원 전 대표가 “시기상조”라며 제동을 건 것이다. 국민의당의 경우 대선후보 경선때도 자강론과 연대론이 정면충돌한 바 있다.

◇주승용 “통합론 검토해야”..박지원 “시기상조”

12일 주 권한대행은 원내 부대표단 및 주요 당직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바른정당은 20명이지만 교섭단체로서는 어렵다”면서 “저는 바른정당과 통합해서 60명 정도 되면 캐스팅보트할 수 있고 국회 운영에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주승용 대표 권한대행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 부대표단 및 주요 당직자 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뉴시스)
심지어 그는 안철수 후보도 이에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대선 패배로 잠시 정치 일선에 물러났지만, 여전히 국민의당이 최대주주이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해 안 후보와 사전에 논의가 있었다는 것은, 주 권한대행의 발언이 단순한 개별적인 의견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주 권한대행은 무엇보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정체성이 비슷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이어 호남 민심에 대해서도 “호남에서도 찬성할지 모르겠지만 국민의당에서는 40명 가지고 할 수 없다”면서 “같이 해서 역할에 성과를 낸다면 찬반을 떠나서 이해해주시고 다당제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곧바로 박지원 전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거론할 때가 아니다”면서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이어 그는 “지금은 자강할 때이며 국회에서 연합 연대는 필요하더라도 통합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박 전 대표는 “대선 때 바른정당과 후보 단일화 논의과정에서 나는 햇볕정책과 내가 단일화에 걸림돌이 된다면 탈당하겠다고까지 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바른정당도 우호적..통일·안보문제 걸림돌

하지만 바른정당도 통합론에 대해 상당히 우호적인 입장이다. 이날 주승용 권한대행은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갖는 등 공감대 형성에 나섰다. 주호용 권한대행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양쪽이 다 지도부가 교체되는 기간에 있으니까 지도부가 다시 들어서야 그런 논의가 활발하게 되지 않겠나”면서 조심스러운 입장 속에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12일 오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의 양당 통합론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론은 대선 이후 정계개편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끊임없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모두 군소정당으로서의 한계를 절감하고 각각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에 흡수 통합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이는 ‘양당체제로의 회귀’라는 점에서 최악의 경우로 평가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도보수·중도개혁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치는 방안은 가장 그럴싸해 보이는 시나리오인 셈이다. 또한 호남과 영남의 통합이라는 점에서 확장성 측면이나 지역적 갈등 해소 차원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두 정당 모두 조직력 열세를 여실히 보여준만큼 보완제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안보와 대북정책은 두 정당간 이견 차이가 크다. 이번 대선에서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HAAD)나 햇볕정책을 두고 상당한 온도차를 보였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접점을 찾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권한대행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이 끝난지 며칠 밖에 안됐는데 인위적 통합 논의는 시기상조 아니냐고 하시는 분도 계시고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라고 하니 가능성을 끊을 필요없다는 분도 계신다”면서 “제 개인적 생각은 통일정책이나 안보 등 극복해야 할 차이가 적지 않아 쉬운 일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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