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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충청 전성시대…커지는 ‘반기문 대망론’
여권의 주요 포스트는 최근 충청 출신이 장악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할 청와대 비서실장은 물론 새누리당 쇄신과 혁신을 진두지휘할 비대위원장과 혁신위원장을 충청 출신이 장악한 것. 충남 공주·부여·청양을 지역구로 둔 정진석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다. 또 대전 출신으로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서울 3선의 김용태 의원은 혁신위원장을 맡았다. 아울러 이원종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 역시 충북 제천 출신으로 충북지사를 3차례 지냈다.
여당 내부에 별다른 세력이 없는 반기문 총장이 정치에 입문할 경우 든든한 지원군으로 활약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 특히 이원종 비서실장은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을 잇는 가교역할을 할 수 있다. 박 대통령 역시 반 총장에 대한 호감을 드러낸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월 대국민담화에서 반 총장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세계 지도자들이 성실하게 유엔 사무총장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를 하더라”면서 “왜 지지율이 높게 나오느냐? 저는 모르겠다. 국민들께 여론조사해서 왜 찬성하나 물어보는 게 제일 정확할 것 같다”라고 호평했다. 박 대통령이 후계구도에 대한 언급을 꺼려왔다는 점에서 보면 이례적인 표현이다. 반 총장은 이에 앞서 유엔 외교무대에서 “아프리카와 아시아 지역에서 산불처럼 새마을운동이 번지고 있다”며 박 대통령과 코드를 맞춘 바 있다.
반기문 카드는 총선참패로 흔들리는 당청을 만족시킬 수 있는 카드다. 우선 박 대통령은 반기문 카드를 고리로 임기 후반 레임덕을 방지하고 국정장악력을 유지할 수 있다. 뚜렷한 대권주자가 없는 친박계는 반기문 카드에 적극적이다. 비박계도 다를 바 없는 상황이다. 정권재창출을 위해서는 미우나 고우나 협력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마치 과거 야권이 문재인·안철수라는 외부 인재로 2012년 대선을 준비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여권은 인물난 속에서 외부 구원투수를 준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논리다.
◇충청, 전략적 가치 급증…반기문 총장 5월말 방한
한국정치는 늘 영호남이 주력이었고 충청은 변방이었다. 다만 충청에서 승리하지 않고서는 대권을 쟁취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충청은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해왔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이른바 3당 합당과 DJP연합을 통해 각각 문민정부와 국민의정부 탄생의 일등공신 역할을 한 게 대표적이다.
더구나 20대 총선에서는 영호남 텃밭구도가 붕괴됐다. 영남은 야권 인사들의 무더기 당선으로 ‘새누리당 텃밭’ 공식이 무너졌다. 호남 역시 국민의당의 싹쓸이로 더민주 독식구조가 깨졌다. 역설적으로 차기 대선에서 캐스팅보트로서의 충청의 가치가 급부상한 것. 실제 충청은 전체 27석(대전 7·세종 1·충남·11·충북 8)으로 호남 28석(광주 8·전남 10·전북 10)과 크게 차이도 없다. 20대 총선 유권자수는 435만여명으로 호남 유권자 424만여명보다 오히려 10만여명 더 많다. 충청 후보로 가장 잘 어울리는 인사는 반기문 총장이다. 그러나 반 총장은 그동안 국내 정치상황에 대해 철저히 함구해왔다. 어떤 언급이든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주목할 점은 여소야대 지형의 3당 체제가 만들어진 미묘한 시점에 반 총장이 방한한다는 것. 반 총장은 25∼26일 제주포럼, 27일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30일 한국으로 이동해 경주에서 열리는 ‘유엔 DPI(공보국) NGO 콘퍼런스’에 참석한다. 특히 서울에 머물 것으로 알려진 28·29일 이틀간은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궁금증은 더욱 커지고 있다. 만일 반 총장이 이 기간 동안 여권 인사를 접촉한다면 어떤 식으로든 차기 대선에 뛰어들 의지를 내보이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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