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코스피가 하루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지만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경계감에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증시도 관망세가 확산되면서 보합권에 머물거나 소폭 하락했다. 구조조정이 임박한 해운과 조선 업종은 인위적 통폐합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고 고정비 감소까지 전망돼 상승 반전했다.
2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5.08포인트(0.25%) 오른 2019.63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하락 출발한 뒤 오전 중에만 네차례나 등락이 바뀔 만큼 혼조세를 보였다. FOMC 결과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거래일보다 0.18% 하락한 3078.24를 기록 중이며 일본 닛케이 지수는 FOMC 효과에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회의에 대한 경계 심리까지 더해져 0.47% 내린 1만7358.19를 기록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를 앞두고 이틀째 조용한 장세가 유지됐다”며 “FOMC 이후에는 당분간 완만한 우상향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기대에 못 미쳤던 만큼 FOMC가 급격한 방향 선회를 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본다”며 “이럴 경우 외국인 매수세가 5월 중반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FOMC를 지켜보고 가자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외국인과 기관 등 주요 투자 주체들의 거래 규모는 축소됐다. 외국인은 전날의 절반 수준인 1362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은 투신권을 중심으로 398억원을 매도했다. 개인도 935억원을 매도해 지수 상승을 제한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과 비차익을 합쳐 1145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전기가스업(2.65%)과 운수장비(2.13%), 의료정밀(2.06%) 등이 2% 이상 올랐고 화학(-1.10%), 종이목재(-1.04%), 철강및금속(-1.00%) 등은 1% 이상 내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오른 곳이 많았다. 삼성전자(005930)(1.17%)와 한국전력(015760)(3.19%), 현대차(005380)(2.68%), 삼성물산(028260)(0.73%), 현대모비스(012330)(2.40%) 등 5위권 종목은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정부가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목한 해운과 조선 업종은 대부분 상승했다. 이날 임종룡 금융위원장 주재로 열린 기업구조조정 범정부 협의체 회의 결과 해당 기업 간의 인위적 통폐합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력 감축과 임금 삭감 등 고정비 감소까지 추진될 것으로 알려진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한진해운(117930)은 4.11% 급등했고 현대중공업(009540)(3.21%), 대우조선해양(042660)(1.38%), 삼성중공업(010140)(0.93%) 등 조선주도 강세를 보였다.
코스피 거래량은 5억239만1000주, 거래대금은 5조1104억6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상·하한가 없이 316개가 올랐고 491개는 내렸다. 64개 종목은 보합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