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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개포8단지 통매각…건설업계 '쩐의 전쟁' 시작

신상건 기자I 2015.06.24 16:40:23

오는 30일 입찰 공고…매각 하한선 1조1908억원

[이데일리 신상건 박종오 기자] 서울 강남 노른자위 땅인 강남구 일원동 개포8단지 공무원아파트 부지 매입을 위한 이른바 ‘쩐의 전쟁’이 시작됐다. 이 땅은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10조 5500억원에 사들인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부지와 맞먹는 규모로, 현대건설(000720)삼성물산(000830) 등 대형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어 치열한 매입 경쟁이 예상된다.

공무원연금공단(이하 공단)은 오는 30일 개포주공 8단지 부지에 대한 매각 공고를 낼 것이라고 24일 밝혔다. 입찰은 온비드(전자 입찰 시스템)를 이용한 공개 경쟁 입찰 방식으로 진행되며, 다음달 30일까지 최종 인수 계약을 체결한다는 게 공단 측 목표다. 이를 위해 공단은 임대 계약 만기가 도래한 공무원들의 재계약을 제한하고 최종 거주일도 내년 말까지로 통보한 상태다.

개포8단지는 12층짜리 10개동에 총 1680가구로 이뤄져 있다. 부지 면적은 7만 1946.8㎡로 삼성동 한전 부지(7만 9342㎡)와 규모가 비슷하다. 이 땅은 현재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서울시 개포지구 지구단위계획에 따르면 개포 8단지 부지의 기준 용적률은 210%(법정 상한 용적률 300%), 건폐율은 50%로 인수자는 최고 높이 35층까지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

오원식 공무원연금공단 주택사업실장은 “감정평가액인 1조 1908억원을 매각 하한선으로 정해 인수 후보자들이 그 이상의 금액을 써내야 낙찰받을 수 있도록 했다”며 “이번 아파트 매각으로 2013년 이미 재평가된 6000억원을 제외한 5700억원 가량의 금액을 연기금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에 있는 알짜배기 땅이 시장에 풀리는 만큼 낙찰 금액은 예상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강남에서 이만한 택지가 다시 나오기 어렵기 때문에 한국전력 부지와 같은 천문학적인 매입 금액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개포 8단지 부지 매입에 관심을 보이는 곳은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다. 이들 건설사는 내부적으로 사업성 검토에 나서는 등 부지 확보 작업에 이미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건설사들은 인수 자금 마련에 여유가 있는 만큼 단독으로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자금 확보 여력이 없는 중견 건설사들은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인수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임대아파트 비율 유지 문제 등으로 개포8단지 인수 금액이 매각 하한선을 조금 웃도는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현재 개포8단지는 전 가구가 임대아파트인데 서울시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공무원연금공단 관계자는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개포8단지와 함께 공단이 보유 중인 개포9단지 690가구를 2000가구 규모의 임대아파트로 재건축해 기존 임대 비율을 맞출 계획”이라며 “이에 따라 사업성에 대한 인수자의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포 8단지 공무원아파트 위치도. [사진: 공무원연금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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