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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유조선 23척 '그림자 함대' 둔갑…美봉쇄 피해 원유 밀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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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07.15 09:25:35

美봉쇄 재개 직전 호르무즈서 ''추적회피'' 선박 23척 포착
국적 위장·위치신호 끄고 추적 회피…10척은 원유 적재
이란 원유 80% 사가는 중국이 든든한 구매자
봉쇄에 물가 급등…인플레 50%·식품은 100%↑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이란이 미국의 해상 봉쇄가 재개되기 직전, 유조선 등 선박 23척을 이른바 ‘그림자 함대’로 위장해 봉쇄를 뚫으려는 정황이 포착됐다.

(사진=AFP)
(사진=AFP)
14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해양안보 정보업체 윈드워드 인텔리전스는 이날 오후 미국이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를 재개하기 직전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이란 선박 23척이 국적을 위장하거나 위치발신장치(트랜스폰더)를 끄는 방식으로 추적을 피하는 ‘깜깜이 선박’(dark vessel)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런 선박들이 모인 무리를 그림자 함대라고 부른다.

이란은 그동안 미국의 제재를 피하는 데 상당한 경험을 쌓아왔다. 전 국제통화기금(IMF) 부국장을 지낸 아드난 마자레이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란이 위장 회사망과 은밀한 원유 맞교환, 불투명한 금융 거래 등을 오랫동안 활용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림자 함대는 신원을 속인 채 원유 대부분을 중국에 판매한다.

실제로 윈드워드가 추적한 한 이란 유조선은 이란 최대 원유 수출항인 하르그섬에서 원유를 실은 뒤 이라크 바스라 원유터미널을 거쳐 중국으로 향하는 우회 경로를 택했다. 화물의 원산지를 숨기려는 이란의 전형적인 수법이라는 게 윈드워드의 설명이다.

화물 추적업체 보텍사에 따르면 23척 가운데 10척은 화물을 실었고, 나머지 13척은 비어 있었다. 3주간의 휴전 기간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갔던 선박 상당수는 다시 제재 대상에 올랐으며, 이 중 7척은 원유를 가득 실은 대형 유조선으로 인도양에서 살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고 윈드워드는 전했다.

미국이 사실상 폐기된 양해각서(MOU)에 따라 이란산 원유 제재를 풀었던 동안에도 이란은 그림자 함대를 동원해 지난달 약 5000만배럴, 지난주 하루에만 1000만배럴의 원유를 수출한 것으로 탱커트래커스는 분석했다.

지난 4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 이어진 1차 봉쇄는 이란의 수출을 상당 부분 틀어막았지만 완전히 차단하지는 못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이란은 정부 수입의 약 50%를 원유 판매로 얻는데, 제재에도 이란산 원유의 약 80%를 사들이는 중국이 든든한 구매자가 돼주고 있다.

봉쇄는 이란의 물가도 크게 끌어올렸다. 마자레이 연구원은 지난 1년간 이란의 물가상승률이 평균 50%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 수준이었고, 봉쇄가 시작된 지난 4월에는 이를 훨씬 웃돌았다고 말했다. 식료품 물가상승률은 100%를 크게 넘어섰다. 그는 이란 교역의 약 90%가 페르시아만을 통해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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