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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ERP, 전세계 AWS 위에서 가동된다

김현아 기자I 2024.01.04 15:49:42

오라클에서 SAP로 교체하면서 서비스형소프트웨어로
클라우드 인프라는 AWS 것 쓰기로
글로벌 제조·사업 현장 데이터를 클라우드화하는 건 이례적
혁신적 결정 평가..AWS, 글로벌 리전 덕분에 속도 빨라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글로벌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이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 서비스 위에서 가동된다.

지난해 12월 현대자동차그룹 ERP 도입 계약을 따낸 SAP가 자사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인 ‘S/4 HANA’를 AWS 클라우드 위에서 서비스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제조공장을 포함한 글로벌 제조·사업·영업현장, 현대·기아차 계열사 국내외 사업현장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데이터를 AWS 클라우드 상에서 통합해 운영하게 됐다.

현대기아차 본사 전경. 사진=이데일리 DB


왜 중요한데?

현대·기아차가 이번에 클라우드 상에서 운영하기로 한 것은 ERP다. ERP는 재무, 인사관리(HR), 제조 등 비즈니스 전반의 운영을 지원하는 핵심 애플리케이션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이처럼 중요한 시스템은 클라우드 상에서 운영하기보다는 설치형(온프레미스)으로 쓰는 경우가 많았다.

클라우드에서 하면 IT자원을 공유해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구매와 유지보수, 인건비가 줄고 최신 기술을 제때 도입하기에 좋지만, 보안 문제나 안정성 문제로 도입을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클라우드 ERP를 도입하려면 리더의 결정이 있어야 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IT 업계 고위 관계자는 “클라우드 ERP, 사스(SaaS)가 좋다는 건 모두 알지만 결정하는 건 리더의 몫”이라면서 “현대기아차가 이런 결정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혁신기업이기 때문이고, 또 이런 결정을 하면서 혁신기업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평했다.

이번에 현대기아차가 클라우드 ERP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국내 다른 기업들의 도입도 잇따를 전망이다.

어떤 계약인데?

현대·기아차와 클라우드 ERP 소프트웨어 업체 SAP, 그리고 클라우드운영관리회사(MSP)인 현대오토에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AWS간 구체적인 계약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SAP가 클라우드 회사를 고르는데 현대·기아차의 의중도 반영됐을 것이란 게 업계 평가다. 그간 업계에선 SAP가 MS 애저와 AWS 중 한 곳을 클라우드 파트너로 정할 것이란 이야기가 있었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ERP를 오라클에서 SAP로 전환하기로 한 바 있다.

계약 기간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소 2년 이상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에 산재해 있는 현대기아차의 방대한 데이터들을 옮기는 데에도 3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했다.

KT클라우드·네이버클라우드는 왜 안됐을까?

업계에선 현대·기아차의 클라우드 ERP 인프라로 네이버클라우드나 KT클라우드가 제외된 데 대해 아쉬움을 표한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 현대·기아차가 국내외 산업현장에 있는 데이터를 돌리려면 속도가 중요한데 이를 속도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것은 전 세계에 리전을 가진 AWS나 MS정도여서 불가피했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리전이란 클라우드 회사들이 전 세계에서 데이터 센터를 클러스터링하는 물리적 위치를 말한다.

같은 이유로 동남아 진출을 노리는 네이버클라우드는 ‘하이퍼클로바X’ 기반 AI 혁신 서비스 진출을 위해 싱가포르 리전의 직원을 확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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