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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공정한 재판을 위해 법관은 무엇보다도 정치권력이나 진영논리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 법원장은 “자기의 주관적 양심이나 신념으로부터도 결연히 독립돼야 할 것”이라며 “자신의 판결이 객관적 타당성과 법의 논리에 충실히 따른 것인지를 끊임없이 성찰하는 것이 단순하지만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항소심이라고 해서 신속한 재판의 원칙에 예외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 법원장은 “오히려 전체 사건 처리 기간을 단축시켜 국민의 재판받는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 드리는데 키를 쥘 수 있는 것이 바로 우리가 하고 있는 항소심”이라며 “일본 동경고등재판소의 민사본안 항소심 심리기간이 평균 6개월 이내이고, 이는 일본 민사사건의 전체 처리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재판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혜를 모으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전했다.
소통 회복도 강조했다. 윤 법원장은 “재판부 내에서의 소통, 재판부 간의 소통, 재판부와 사법지원부서 간의 소통, 사법지원부서 내에서의 소통이 모두 중요하다”며 “원활한 의사소통으로 적확성 있는 업무처리가 되도록 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서울고등법원이 더욱 활력 있고 행복한 일터가 되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울고등법원 직원 여러분께서 겪고 있는 고통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진정성 있게 소통하겠다”며 “법원의 이원화된 인사구조로 인한 한계, 승진 적체와 바뀌는 사무관 승진제도로 인한 장래 불안감, 전자소송의 고도화로 인한 업무환경의 상시적 변화, 밀집된 사무실 환경과 더딘 처우개선 등 이미 알려진 문제들뿐만 아니라, 그밖에 제가 알지 못하는 여러분의 어려움까지도 늘 경청하고자 노력할 것이고, 적어도 외면하지 않는 법원장이 될 것임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윤 법원장은 “정의롭고 안정된 사회는 법치주의가 확립돼야 가능하고, 법치주의는 사법부가 굳건하게 제 역할을 다할 때라야 바로 설 수 있다”며 “우리가 국민의 믿음을 얻어야 하는 근본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저는 우리 서울고등법원이 국민의 사랑을 받고 믿음을 얻는 항소심의 중추법원으로 굳건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제 소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