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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과세수 25.4조…세계잉여금 11년만에 최대

조진영 기자I 2019.02.08 15:00:53

2017년 국세 초과세수의 두 배 규모
예측 오류로 더 걷은 돈 쓰지도 못해

[세종=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정부가 지난해 국세를 예산 대비 25조4000억원 더 걷어 역대 최대규모 세수오차를 기록했다. 경기 부진에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려야하지만 막대한 세수오차로 효율적 재정운용에 구멍이 뚫린셈이다.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은 8일 한국재정정보원에서 김상규 감사원 감사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18회계연도 총세입부와 총세출부를 마감하고 정부의 지난해 세입·세출실적을 확정했다.

지난해 국세 수입은 293조6000억원으로 정부가 계획한 세입예산(268조1000억원)보다 25조4000억원이 더 걷혔다. 지난해 국세 초과세수(14조2000억원)의 두 배 가까운 규모로 역대 최대다.

정부 예상보다 세금이 더 걷히는 초과세수는 벌써 3년째다. 정부는 2016년 세입을 222조9000억원으로 예상했는데 9조900억원이 더 들어왔다. 2017년에는 예상치인 242조3000억원보다 14조3000억원을 더 걷었다. 반면 2013년에는 8조5000억원, 2014년에는 11조원이 덜 걷혔다.

초과세수가 가장 많이 발생한 세목은 소득세다. 지난해 소득세는 예산대비 11조6000억원 더 걷혔다. 특히 부동산 시장 호조로 양도소득세가 7조7000억원 더 걷혀 지난해보다 75.3% 늘었다. 근로소득세는 2조3000억원, 종합소득세는 8000억원 더 걷었다.

법인세는 예산보다 7조9000억원 더 걷혔고 증권거래세도 2조2000억원 더 들어왔다. 기재부 관계자는 “반도체 호황으로 수출호조가 이어지면서 귀속분 중간예납이 늘어났고 주식시장도 호조를 보이면서 증권거래세 수입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돈을 더 걷고도 제대로 쓰지 못했다. 걷은 돈에서 쓴 돈과 이월액을 제외한 세계잉여금은 13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 8000억원 적자를 기록한 이후 2015년 2조8000억원, 2016년 8조원, 2017년 11조3000억원 등으로 4년 연속 돈을 남긴 것이다. 이 중 일반회계 세계잉여금은 10조7000억원으로 2007년 15조3428억원 이후 최대액을 기록했다.

이 돈은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으로 다음해 비상금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그만큼 정부가 적절한 시기에 재정을 투입하지 못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한 세금으로 걷지 않았다면 민간에서 쓸 수 있는 돈이기 때문에 재정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계획과 달리 진행되지 못한 사업이 있어 발생한 불용액은 8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5000억원 증가했다.

정부는 마감 실적을 기초로 국가결산보고서를 작성한 뒤 감사원 결산검사를 거쳐 5월 말까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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