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민·관·군 합동 사고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는 마린온 사고 중간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로터마스트’ 절단에 따른 메인로터 탈락으로 헬기가 추락했다고 밝혔다. 로터마스트 절단은 소재 제작 시 발생된 균열 때문이었다. 로터마스트는 엔진에서 동력을 받아 헬기 프로펠러를 돌게 하는 중심축이다. 로터마스트 제작사는 에어버스 헬리콥터(AH)의 유럽 하청업체다. 이 업체가 로터마스트 제조과정에서 열처리 공정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아 균열이 발생하면서 사고 헬기 시험비행 당시 이륙 4~5초 만에 메인로터(주회전날개)가 떨어져 나갔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사고기와 동일하게 생산된 ‘LOT’ 로터마스트 3개에서도 같은 균열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점이다. LOT는 같은 시설·장비·재료조건·생산자·생산기간에 제조된 군수품 단위다. 육군 기동헬기 ‘수리온’ 2개와 에어버스헬리콥터가 보유한 헬기 1개 등이 사고기와 같은 LOT 로터마스트였다. 마린온은 수리온을 상륙기동헬기로 개조한 헬기다. 이번 사고기는 운행시간이 152시간인데 반해, ‘불량’ 로터마스트가 적용된 수리온은 운행시간이 각 40여시간 정도다. 그동안 수리온 역시 추락 위험을 안고 운행했다는 의미다. 육군은 마린온 사고 직후 수리온 헬기에 대한 운행도 전면 중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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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사고위는 추락 직후 화재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서 ”항공기가 배면 추락했고 연료라인 등의 파손으로 연료가 엔진 주변으로 누출됨에 따라 엔진 잔열 등이 발화원으로 작용해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조사위는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인 로터마스트 제작 공정상의 오류와 관련된 품질보증 절차의 문제점을 규명한다는 계획이다. 또 비행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점검방법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지난 7월 17일 오후 4시 41분경 해병대 1사단 항공대 소속 마린온 헬기 2호기가 시험비행 중 포항비행장 유도로 13.7m 상공에서 메인로터가 떨어져 나가며 추락했다. 이 사고로 故 김정일 대령, 故 노동환 중령, 故 김진화 상사, 故 김세영 중사, 故 박재우 병장이 순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