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실채권 시장은 1999년 정부가 은행권의 부실채권을 정리하기 위해 만든 4대 회사가 과점하고 있다. 중국의 4대 배드뱅크인 화룽·신다·장성·동방자산관리는 지난 5년간 저금리 덕분에 자산 규모가 급속도로 커졌다.
저리에 자금을 조달해 기업에 훨씬 더 비싼 이자를 받고 대출해줬기 때문이다. 화룽자산관리공사는 약 3%의 금리에 자금을 조달해 7~10%에 대출해 수익을 올렸다.
이는 중국에서 은행 등이 아닌 규제가 느슨한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해주는 이른바 ‘대안 대출’이 퍼진 덕분이다. 주요 고객은 제도권 금융에서 대출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민간기업이다.
이에 비해 중국 당국의 강한 규제를 받고 있는 일반 은행들은 지난 3년간 대출 수익성이 떨어졌다.
컨설팅업체인 올리버 와이먼의 파트너인 클리프 솅은 “배드뱅크의 진짜 사업모델은 대안적인 대출이며 그들은 중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대안적인 대출자”라며 “일반 은행들은 이러한 격차를 메울만큼 유연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은행에서 대출을 거부당한 기업이 늘어나며 배드뱅크의 대출 사업 규모는 이미 부실 채권 인수라는 본업을 넘어섰다.
지난해 신다자산관리의 대출 사업 관련 자산 규모는 1840억위안으로 이는 1년 전보다 66% 증가한 것이다. 그에 비해 본업인 부실자산 흡수 업무는 이보다 적은 937억위안이었다.
대출사업 덕분에 신다자산관리는 지난해 10% 증가한 155억위안의 순이익을 냈다. 그에 비해 공상은행의 순이익은 0.4%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중국 4대 국영은행의 순이자마진도 6년 최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그레이스 저우 공상은행 연구원은 “배드뱅크 사업은 역주기적”이라며 “은행 사업이 쇠퇴하면 배드뱅크는 성장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