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한국 등 다른 나라보다 높은 유선 인터넷 요금을 내면서도 질낮은 서비스를 받고 있다.
예컨대 컴캐스트가 유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한 달 유선 인터넷 요금이 114.95달러(약 12만3000원)였다. 인터넷 다운로드 속도는 100Mbps(mega bits perr second)였다.
공공 정책 관련 미국내 비정부기구(NGO) 뉴아메리칸파운데이션에 따르면 서울의 인터넷 요금은 월 평균 31.47달러에 속도는 1000Mbps다. 요금은 미국의 3분의1, 속도는 10배인 셈이다.
미국 IT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격차가 케이블 기업간 경쟁이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미국인들은 지역 케이블 사업자가 제공하는 인터넷 서비스 외에는 다른 대안을 찾기 힘들다.
이에 따라 시장 내 경쟁 구도가 확립되면 서비스 질은 높아지고 요금은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이 초고속인터넷망을 깔고 있는 캔자스시티의 경우 인터넷 속도는 상승했고 요금은 하락했다.
특히 케이블 사업자들은 지역 TV 가입자 감소에 직면한 상태다. 상당수 가정에서 위성 TV를 시청하고 있고 넷플릭스 같은 인터넷 기반 TV를 이용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컴캐스트의 TWC의 인수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시장내 경쟁이 줄어든 상태에서 케이블TV 가입자 감소까지 겹쳐 요금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더욱이 케이블 시장을 장악한 기업이 자신들의 시장을 잠식하는 넷플릭스, 아마존 등 온라인 TV에 대한 방해공작을 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인터넷 속도를 고의로 줄여 온라인 TV 서비스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존 록펠러 미 상원 상무위원회 위원장은 “비디오 서비스가 온라인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정책 결정자들은 미국 시민들의 선택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정책 결정자들은 이들을 제어할 수 있는 대형 기업(케이블 기업)들의 전횡을 감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