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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6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먼저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대통령과 피트 부티지지 전 교통장관의 전기차 의무화를 끝내는 새 연비 기준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숀 더피 교통장관도 같은 날 SNS에 미국 자동차 노동자를 위한 큰 승리가 월요일에 나온다는 글을 올렸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더피 장관 모두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고, 대통령의 승인만으로 기준이 바뀌는 것은 아니며 교통부 산하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최종 규칙을 발표해야 효력이 생긴다.
최종 규칙은 지난해 12월 발표된 개정안을 토대로 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개정안은 2031년까지 차량 전체 평균 연비를 갤런당 34.5마일로 설정했는데, 이는 바이든 행정부 기준인 50.4마일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개정안은 2022~2031년식 차량 기준을 전기차와 크레딧 거래를 고려하지 않고 다시 산정하는 내용이다. 업체 간 연비 크레딧 거래를 없애고 2028년식부터 일부 차량 분류 방식을 바꾸는 방안도 함께 담겼다. 최종 규칙이 이 수치를 그대로 유지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조치의 근거로 차량 가격 인하를 내세우고 있다. 교통부는 개정안이 신차 한 대당 평균 약 930달러의 비용을 줄이고, 2031년까지 자동차 업체에 약 350억 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를 줄 것으로 추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 기준이 미시간, 오하이오, 인디애나, 사우스캐롤라이나 등에 제조업 일자리와 투자를 불러오고, 업체들이 소비자가 원하는 차량을 만들기 쉬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전기차 의무화’가 실제로 존재했는지는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방 차원에서 자동차 업체에 전기차 판매를 의무화한 정책은 없었다. 기업평균연비(CAFE) 규정은 제조사가 판매하는 차량 전체의 평균 연비를 규제하는 것으로, 소비자에게 전기차 구매를 직접 요구하지 않는다. 반면 교통부는 이전 정부가 연비 규정을 사실상 전기차 판매 강제 수단으로 썼다는 입장이다. 더피 장관은 지난해 6월 규제 당국이 연비 기준을 정할 때 전기차를 고려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돼 있다는 해석 규칙을 발표하면서 이 같은 주장을 폈다.
규제는 이미 상당 부분 약화된 상태다. 행정부는 올해 2월 전기차 연비를 부풀려 제조사 평균 연비에 반영하도록 한 에너지부 규정을 없앴고, 자동차 업체들은 현재 연비 목표를 지키지 못해도 금전적 벌금을 내지 않는다.
소비자 부담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교통부 자체 분석에서도 2050년까지 휘발유 소비가 약 1000억 갤런 늘고 연료비 지출이 최대 1850억 달러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영리단체 ‘우려하는 과학자 모임’은 차량 한 대 기준으로 구매 시 약 500달러를 아끼지만 주유비로 약 1100달러를 더 쓰게 된다고 계산했다. 바이든 정부 당시 NHTSA는 2024년 기준이 2050년까지 휘발유 140억 갤런의 소비를 줄이고, 연비 좋은 차의 초기 가격이 높더라도 차량 수명 동안 연료비 절감으로 이를 상쇄할 것으로 추산했다.
발표 시점을 두고도 비판이 나온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27일 기준 휘발유 전국 평균 가격은 갤런당 4.47달러로 한 달 전 4.09달러에서 올랐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세계 연료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생물다양성센터의 댄 베커 국장은 소비자들이 높은 주유비에 시달리는 가장 나쁜 시기에 연비 기준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민단체 시에라클럽도 이 규칙에 맞서 싸우겠다고 밝혀 소송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는 기준 완화를 요구해 왔다. 주요 완성차 업체를 대표하는 자동차혁신연합은 지난해 12월 개정안이 나왔을 때, 기존 기준이 현재 전기차 시장 상황에서는 달성하기 매우 어렵다며 균형 있고 실현 가능한 규제를 요구했다. 미국 내 전기차 판매 비중은 줄어드는 추세다. 에드먼즈 자료에 따르면 전기차는 올해 2월 신차 판매의 6.5%를 차지해 2025년 전체의 7.4%보다 낮아졌다.
<마켓잉크 장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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