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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에서는 이번 숄츠 총리의 방중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멀어졌던 유럽과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 재임 시절 독일은 미중 간의 갈등 속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외교정책을 펼쳐왔으나 최근 들어 관계가 경색됐다. 메르켈 전 총리가 2005년 집권한 뒤 10년 넘게 대중국 수출이 독일 경제성장에 기여한 비중은 8% 정도로 추정된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일 정례 브리핑에서 숄츠 총리 방중에 대해 “올해는 중국과 독일 수교 50주년의 해”라며 “이번 방중은 코로나19 발발 이후 유럽 정상의 첫 중국 방문이자 숄츠 총리 취임 이후 첫 방중”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더군다나 시 주석의 집권 3기 출범 직후 숄츠 총리가 중국을 찾는 것은 중국 입장에서 유럽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허즈가오 중국 사회과학원 유럽연구소 연구원은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시장이 독일 경제 번영의 토대 중 하나이기 때문에 중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은 독일에 비현실적”이라며 “독일은 합리적인 대중국 정책이라는 바른길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영국 더타임스는 이번 숄츠 총리의 방중에 대해 “호랑이 입 속으로 들어가는 형국”이라면서 “지난주 EU 국가들 사이에서는 중국의 각개격파 전략을 경계하라는 내부 문건이 돌았다”고 전했다.
서방 전문가들은 독일이 러시아와의 관계처럼 중국의 경제 의존도를 과도하게 높였다가 나중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독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했으나 에너지 공급 등에서 영향을 받고 있다.
라팔 울라토프스키 폴란드 바르샤바대 독일 전문가는 “변화 신호가 조금도 없다”며 “독일의 대러정책이 중국에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