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株 하락에 스텝 꼬인 인텔…자회사 모빌아이 IPO도 `위태`

이정훈 기자I 2022.09.13 18:07:09

블룸버그, 인텔 모빌아이 IPO 몸값 500억→300억달러로
"반도체주 주가 살아나지 않을 땐 내년으로 IPO 늦출 듯"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세계 최대 종합반도체업체인 미국 인텔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자율주행기술 자회사 모빌아이의 기업가치를 300억달러(원화 약 41조2800억원) 수준으로 낮췄다.

이는 최근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침체를 감안한 것으로, 회사 측은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IPO 일정 자체를 내년으로 연기하는 방안까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13일(현지시간) 복수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인텔이 최근 주식시장 부진을 감안해 모빌아이의 IPO 몸값을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낮은 최대 300억달러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인텔 측은 지난 3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 신청서를 제출한 뒤 올해 중반 쯤 모빌아이를 주식시장에 상장시킬 계획이었다. 또 IPO에 따른 잠재적 기업 가치를 500억달러 이상으로 추산했었는데, 이번에 기업 가치를 단숨에 40%나 낮춰 잡은 셈이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17년에 인수한 이스라엘 기업인 모빌아이를 IPO하는 과정에서 일반투자자들에게 지분을 일부 매각해 신규사업 투자를 위한 실탄으로 확보하려 하고 있다. 모빌아이는 카메라와 운전보조기능을 위한 반도체 칩을 개발하는 등 완전자율주행 기능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반도체주 약세가 이어지고 있고, 전반적인 투자심리 악화로 IPO에 나서는 기업이 크게 줄어들자 모빌아이 IPO에도 제동이 걸리고 있다.

한 소식통은 “만약 연내 반도체주 가격이 다시 반등한다면 올 연내에도 모빌아이 IPO가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상장 시점까지도 내년까지 연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인텔 주가는 올 들어 지금까지 39%나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역시 연초대비 지금까지 30% 이상 떨어진 상황이다.

한편 모빌아이의 IPO 성공 여부는 다른 반도체 관련주들의 IPO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소프트뱅크그룹이 투자하고 있는 반도체 설계회사인 ARM이 내년 초 쯤 IPO를 준비하고 있고, 데이터센터를 위한 프로세서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인 암페어컴퓨팅도 내년 중 IPO를 계획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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