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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은 22일 입장문을 통해 “금일 공개된 국회의장 중재안은 사실상 기존 ‘검수완박’ 법안의 시행시기만 잠시 유예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검은 “중재안 역시 형사사법체계의 중대한 변화를 가져오는 것임에도 국회 특위 등에서 유관기관이 모여 제대로 논의 한 번 하지 못한 채 목표 시한을 정해놓고 추진되는 심각한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안이 최종적으로 통과되는 마지막까지 법안의 부당성과 문제점을 알리고 국회와 국민을 설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여야는 이날 박 의장이 제안한 중재안을 수용하고 이번 4월 임시국회 중에 처리하고, 공포된 날로부터 4개월 후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여야가 수용한 중재안에 따르면 검찰의 직접 수사권과 기소권은 분리되고, 현재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인 ‘6대 범죄’ 중 공직자 범죄, 선거 범죄, 방위사업 범죄, 대형 참사 범죄는 삭제된다. 나머지 부패, 경제 범죄에 대해서만 검찰 수사가 가능해지는 것으로 이마저도 중재안상 중대범죄수사청이 설치되면 폐지된다. 중재안에는 그 밖에 특수부서 감축, 특수부 검사 인원 제한, 경찰 송치사건 등 별건 수사 제한 등 내용도 담겼다.
예세민 대검 기획조정부장은 이날 오후 4시께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여야가 합의하면서 이렇게까지 일방적으로 검수완박을 강행할지 생각하지 못했다”며 검찰 내 분위기를 전달했다.
예 부장은 “중재안을 이해하기엔 검찰의 직접 수사는 1년 6개월 뒤면 폐지된다”면서 “보완수사의 경우에도 그 기준이 중재안에 단일성과 동일성이 있는 사건에 대해서만 가능하도록 해 송치사건의 기본인 진범·여죄·무고·위증과 관련된 보완수사가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법조문이 구성됐을 때 판단이 가능하겠지만, 현 시점 검찰 판단으로는 단일성·동일성 개념으로 보완수사에 제한을 둬 사실상 경찰이 적용한 혐의에 대해서만 보완수사가 가능한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그 여죄가 발견됐다고 하더라도 검찰이 직접 수사를 할 수 없다는 셈이다.
일선 검사들도 검찰 내부망을 통해 당황스러움을 드러내며 중재안을 전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민 피해와 직결되는 수사 공백을 막기 위해선 검찰 수사권을 유지하고 수사 견제나 보완장치를 두는 방식과 중재안은 상이하다는 이유에서다.
박영진 의정부지검 부장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을 통해 “황당하고 당혹스럽다. 경악이라는 말 이상은 무엇이냐”며 “주말 사이 모두의 경계심이 느슨해진 틈을 타 (법안) 통과를 추진하려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재안을 수용한 의도는 무엇인가”라며 “오히려 중재안은 국민의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고 권력형 비리에 대한 수사를 원하지 않은 정치권 야합의 산물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법조계에서도 중재안 여야 합의를 두고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대검검찰개혁위원을 지낸 변호사는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은 현재 과부화가 걸린 상태인데, 수사범위를 더 넓힌다는 것은 의문”이라며 “유예기간을 두고 싶으면 최소한 3년 이상 둬 수사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최악의 야합”이라고 비판했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국민의힘이 왜 중재안을 받았는지 정말 의문”이라며 “검찰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다는 것 빼고는 설명이 안 된다. 범죄자 나라 만드는 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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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지휘부는 이날 여야의 중재안 합의에 반발해 줄사표를 던졌다. 김오수 총장을 비롯한 검찰 고위 간부 전원이 집단으로 사퇴하면서 검찰 역사상 유례없는 일이 벌어졌다.
김오수 총장은 이날 대변인실을 통해 “검찰총장은 모든 상황에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김 총장의 사의 표명은 두 번째다. 그는 지난 17일 민주당의 검수완박 입법 강행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반려한 바 있다.
뒤이어 박성진 대검 차장검사, 구본선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이성윤 서울고검장, 김관정 수원고검장, 여환섭 대전고검장, 권순범 대구고검장, 조재연 부산고검장, 조종태 광주고검장이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들에 앞서 조남관 법무연수원장 역시 이달 초 새 정부 인사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사표를 썼다.
이에 일선 검사들은 지휘부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박재훈 서울중앙지검 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을 통해 “아직 침묵하는 상당수의 검사장님들을 보면서 누적된 실망과 좌절은 분노가 돼버렸다”며 “책임 있는 분들은 저희에게 충분한 해명과 대답도 없이 그냥 사직서만 하나 제출하고 도망가려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