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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0일 2022년 신년사를 통해 제시한 핵심 키워드는 역시나 ‘고객’이었다. 2018년 취임 후 첫 2019년 신년사에서 LG가 나아갈 방향은 ‘고객’이라고 천명한 이후 벌써 4년째 되풀이하고 있다. 고객이 양질의 제품 이상의 가치를 기대하고 직접 경험한 가치의 순간에 감동한다는 구 회장의 지론이 다시 한 번 극명히 드러난 셈이다. 즉, 한번 LG를 경험하면 다시 다른 기업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자는 의미다. 이를 위해 구 회장은 일하는 방식, 생각도 혁신해야 한다는 점을 재차 분명히 했다.
‘가치 있는 고객 경험’이란 키워드를 구체화하기 위해 구 회장은 △고객을 구매자가 아닌 사용자로 보고 LG의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는 모든 단계의 여정을 살펴 감동할 수 있는 경험 설계 △고객을 더 깊게 이해하고 긴밀히 소통할 수 있는 관계 형성 △계속해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업그레이드를 3대 출발점으로 제시했다. 구 회장은 “고객 경험 혁신에 몰입하는 여러분이 우리 LG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며 한 분 한 분의 열정과 노력이 더 빛을 발하고 제대로 인정받는 LG를 만들어 가겠다”며 “고객과 우리, 모두에게 가치 있는 경험이 더 가득해지도록 함께 만들어 가자”며 새해 인사를 마무리했다.
구 회장의 ‘고객’ 중심 메시지는 일관됐다. 2019년 신년에서 LG만의 고객가치를 △고객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감동을 주는 것 △남보다 앞서 주는 것 △한두차례가 아닌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으로 정의한 데 이어 2020년엔 고객가치 실천의 출발점으로 고객 페인포인트(불편함 지점)에 집중하자고 당부했었다. 2021년 신년사에서도 초세분화를 통해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자는 ‘고객가치 경영’ 메시지를 구체화했었다.
구 회장은 취임 이후 강당 등에 주요 임직원을 불러모아 진행하던 전통적인 시무식 대신 디지털 영상으로 새해 인사를 갈음해왔다. 이번에는 전세계 LG 임직원에게 ‘안녕하십니까, 구광모입니다’란 제목의 디지털 영상 신년사를 이메일로 전달했다.
재계는 구 회장의 신년사가 예년보다 열흘가량 앞당겨 나왔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 LG 측은 “구성원들이 차분히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준비할 수 있도록 예년보다 이르게 구 회장의 신년사를 공유했다”고 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통상 연말·연초는 매우 바쁜 시기이자 휴가가 몰려 있는 시기”라며 “한해 마무리를 열흘 정도 남긴 현 시점이 신년사를 내기에 가장 적기라고 본 것 같다”고 했다. 특히 신년사 영상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구성원으로부터 여러 의견을 받았는데, 조기 신년사도 여기에 포함된 것으로 전했다. 신년사 영상에선 임직원이 직접 출연해 고객 경험 혁신을 이뤄낸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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