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이오협회 산하 체외진단기업협의회는 20일 진단키트 관련 질의응답 서한을 배포하면서 이같이 제안했다. 체외진단협의회는 지난 17일 `항원·항체를 이용한 신속 면역검사는 정확도가 낮아 도입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학계 입장이 나오자 언론 및 기자들을 상대로 긴급 설문조사에 들어갔다. 취합된 질문에 대한 답변을 통해 체외진단협의회는 공식 의견을 이틀 만에 내놨다.
체외진단협의회는 “항체 검사는 감염 후 몸에서 만들어지는 초기 항체를 혈액에서 검사하는 방법으로 전문가가 아니어도 누구나 할 수 있고 RT-qPCR 대비 검사 비용이 매우 경제적”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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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오업계 “항체검사 추가” 요구…의료계 ‘부정적’
앞서 대한진단검사의학회와 진단검사의학재단·대한임상검사정도관리협회·대한임상미생물학회·대한진단유전학회·한국검체검사전문수탁기관협회 등 6개 단체는 지난 17일 담화문을 발표하고 “지금은 부정확하더라도 빠른 검사 결과가 필요한 시기가 아니라 정확한 진단이 필요한 때”라며 항원·항체 검사 등 신속 면역검사에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우리나라는 이미 대규모 유전자 검사 시행체계가 확립돼 있어 하루 1만5000건 넘는 검사가 가능한데다 6시간 정도면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진단검사의학회를 비롯한 이들 6개 단체는 “항원·항체 검사 정확도는 유전자 검사보다 현저하게 낮아서 50~70% 수준에 불과하다”며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시점에 정확하지 않은 신속 면역검사를 도입하는 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는 RT-qPCR 진단법은 상부 기도와 하부 기도에서 각각 검체를 채취해 리보핵산(RNA)을 정제한 후 코로나19 특이유전자를 증폭하는 방식이다. 이 시험법은 고가 장비와 정도 관리를 갖춘 연구실을 확보하고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검사자가 배치돼야 한다. 결과까지 최소 몇 시간가량 소요되지만 정확도가 95% 이상으로 대단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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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항체 진단의 경우 혈청학적 변화를 근거로 하는 검사법으로 자가 진단이 가능하며 검사 시간은 10분 내외로 짧다. 특별한 검사시설이 불필요해 그만큼 검사비를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정확도가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신속 진단키트를 개발하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긴급사용 승인 대상인 `유전자` 검사시약 뿐 아니라 분자진단을 보완할 수 있는 항체신속진단 제품과 같은 보조적 1차 스크리닝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해달라고 요구해 왔다.
체외진단협의회는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식품의약국(FDA), 중국 등은 무증상이거나 경증 환자가 많은 코로나19의 특성을 고려해 혈청 검사(항체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며 “증상이 없을 경우 가래도 콧물도 없어 검체 채취가 잘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RT-qPCR 검사와 항체 검사 등 두 검사를 병행해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면서 “중국에선 퇴원 뒤 재발하는 환자가 많아 이달 3일자로 항체 검사를 함께하기를 권하는 가이드라인이 발표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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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사비 16만원선·시약가격 1만~2만원…시장규모 수십억 수준
체외진단협의회에 따르면 분자진단 분야 선두기업으로는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코젠바이오텍, 씨젠, 솔젠트, SD바이오센서 등 4개사가 꼽힌다. 또 해외수출용 허가를 받은 웰스바이오 등이 있다. 항체검사 전문회사로는 유럽 인증(CE-IVD)을 획득한 수젠텍과 해외수출용 허가를 받은 SD바이오센서 등이 있다.
체외진단협의회는 바이오협회 소속 협의체로 2011년 설립됐다. 국내 제조기반 체외진단 기업 80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협의회 회장은 수젠텍의 손미진 대표가, 감사는 SD바이오센서 박해준 부사장, 운영위원장은 엑세스바이오의 이민전 이사가 각각 맡고 있다.
우리나라는 분자진단만 시행되는데, 검사보험가는 16만원선이나 진단시약 가격은 1만~2만원 사이다. 코로나19 진단시약 시장은 수십억원 규모로 예측되지만 앞으로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양한 진단기법 발굴로 관련 시장에 신규 진입하려는 업체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