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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대책 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 10분의 1 수준으로 감소

정다슬 기자I 2017.08.14 15:03:07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8·2부동산 대책이 발표되자 서울 부동산 거래량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8·2 대책 발표 직후인 이달 2일부터 13일까지 서울에서 매매 거래된 아파트는 321건이다. 일평균 26.8건이 거래된 것으로 7월 한 달간 일평균 거래량이 276.9건이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거의 90% 가까이 줄었다.

특히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등 재건축 단지를 겨냥한 대책이 나오면서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를 중심으로 거래량이 크게 줄었다. 강남구는 지난달 일평균 거래량이 23.7건이었으나 1.7건으로 감소했다. 서초구도 21.6건에서 2.0건으로, 송파구는 21.3건에서 1.1건, 강동구는 21.4건에서 1.3건으로 같은 기간 일평균 거래량이 줄었다.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서울 아파트 매맷값도 1년5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매매가격지수 통계를 보면 지난 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맷값은 전주 대비 0.03% 내렸다. 주간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보인 것은 지난해 2월 29일(-0.01%) 이후 처음이다. 감정원 관계자는 “8 ·2 대책에 예상보다 고강도의 규제가 포함되면서 전체적으로 관망세가 짙어졌다”며 “특히 서울은 그동안 투자수요 유입으로 상승폭이 컸던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은 늘고 매수 문의는 실종되며 하락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의 경우 9일 관리처분인가 신청 전 매물을 팔고자 하는 급매가 나오면서 전용면적 140.3㎡ 가격이 34억 3000만원에서 32억 2000만원으로 2억원 넘게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8·2 대책이 시장 침체를 야기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나치게 강한 약을 처방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8 ·2 대책의 정책 방향은 투기수요를 걷어내 부동산 시장을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것이지만 시장이 급격히 침체되면 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며 “정부가 다주택자들에게 4월까지 유예기간을 줬지만 가격 상승 기대감이 낮은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굳이 매수에 나설 실수요자가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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