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측은 “현재 ‘아이폰5’에 대한 수요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하다”고 평가했지만, 사실 이같은 ‘아이폰5’의 인기는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선주문 때부터 이미 예견됐었다. ‘아이폰5’가 선주문 첫날 24시간동안에만 200만대 팔려 이전 모델인 ‘아이폰4S’를 두 배나 앞질렀다.
그러나 ‘호사다마(좋은 일에는 탈도 많다)’라는 옛말처럼 ‘아이폰5’의 유례없는 수요 증가는 공급 물량 부족으로 이어지며 자칫 초반 대박 행진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애플측도 이날 “우리는 고객들이 원하는대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수요가 우리의 초기 공급물량을 크게 앞지르고 있어 다음달이 돼야 추가로 ‘아이폰5’ 물량이 출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론 애플과 다른 소매업체들의 ‘아이폰5’를 구매하고자 하는 고객들은 얼마든지 제품을 구매할 수 있지만, 실제 ‘아이폰5’를 손에 받아보는데는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각종 판매 사이트에서는 제품 배송에 3~4주일 정도 걸릴 것이라고 공지하고 있다. 앞서 지난 14일부터 선주문했던 고객들 가운데 상당수도 다음달이 돼야 집으로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
브라이언 화이트 토피카캐피탈마켓 애널리스트는 “지난 23일밤 조사한 결과, 미국내 애플 스토어 가운데 80~85%에서 ‘아이폰5’가 완전히 매진돼 버렸다”며 “제품만 충분했다면 첫 주말에 더 많이 팔았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아이폰5’의 출시 사흘간 판매실적은 사상 최대 기록이지만, 시장 예상에는 다소 못미쳤다. 한 월가 애널리스트는 출시 첫 날 애플의 플래그십 매장인 맨해튼 5번가 ‘애플 스토어’ 매장 앞에서 기다렸던 고객들이 775명으로, ‘아이폰4S’ 때의 460명보다 훨씬 더 많았다면 첫 주말에만 800만대 이상 팔릴 것으로 예상한 바 있었다.
특히 이날 ‘아이폰5’ 등을 위탁 조립생산하는 팍스콘 중국 공장에서 대규모 폭력 사태가 발생해 공장 문이 폐쇄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아이폰5’ 생산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아이폰5’ 생산에 차질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같은 판매 차질 우려를 반영하듯 사상 최대 판매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이날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개장하자마자 2% 이상 하락하고 있다.
그러나 월가 다수의 애널리스트들은 여전히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브라이언 마샬 ISI 애널리스트는 “공급 부족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큰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3분기에 ‘아이폰5’가 1000만대 팔릴 것이고 4분기에 4100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아주 보수적인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