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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권 팹 4기에 6.3GW·65만t 전력·용수 정부 책임 공급…ESS·냉각·전력기기 수혜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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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잉크 기자I 2026.06.30 09:12:57
서남권 팹 4기에 6.3GW·65만t 전력·용수 정부 책임 공급…ESS·냉각·전력기기 수혜 가시화
정부가29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를 공식화하면서,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를 뒷받침하는 전력·용수 인프라 확충이 최우선 과제로 부상했다. 시장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의 AI 투자 1단계를 지나 전력망·발전·냉각·로봇·소부장으로 수혜 범위가 넓어지는 ‘AI 투자 2단계’가 본격화한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이날 보고회에서 정부가 직면한 가장 큰 현실 과제는 전력과 용수였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서남권 반도체 공장에 필요한 6.3기가와트(GW)의 전력과 65만t의 용수를 적기에 차질 없이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6.3GW는 대형 원자력발전소 4.5기 설비용량에 맞먹는 규모이며, 65만t은 국민 약 212만 명이 쓰는 물 사용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김 장관은 “그동안 호남은 원자력 발전과 햇빛, 바람을 통해 전기를 생산해 왔지만 소비 수요가 없어 수도권으로 전기를 송출하기만 했다”며 “앞으로는 호남에서 생산된 전기를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를 움직이는 데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용인 반도체 산단에도 전력 15GW와 용수 150만t을 차질 없이 공급하겠다고 했다.

전력 공급원은 재생에너지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반도체 팹 4기 운영에 필요한 약 6.3GW의 전력을 호남 지역 재생에너지와 총 5.9GW 규모의 한빛원전 1~6호기 등을 활용해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은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원전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며 “액화천연가스(LNG)·수소·모든 재생에너지를 포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정부의 지원 의지와 별개로 인프라 구축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이 같은 수요를 안정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공급 여력과 구체적인 인프라 구축 방안에 대해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전력 비용 측면에서도 구체적인 유인책을 예고했다. 그는 “해당 지역에서 수도권으로 송전되는 비용이라든지 지방균형발전이라는 정부 정책 목표 달성에 필요한 만큼 소위 지산지소 원칙에 따라 전력 요금에 확실한 메리트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I 데이터센터 전용 전기요금제 도입도 검토 과제로 제시됐다. 용인 반도체 산단에는 기존 송전선로를 최대한 활용하되 불가피한 경우 지중화 등을 통해 전력망을 구축하고, 용수는 기존 통합용수공급사업 조기 준공과 재이용률 상향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발표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확대에도 불을 지필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계통 안정화를 위해 배터리에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ESS 보급을 확대하는 한편 비리튬 기반 ESS 기술의 기술 고도화도 추진한다. 비리튬 ESS는 나트륨이온과 바나듐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하는 저장장치로 가격 경쟁력과 화재 안전성, 긴 수명 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정부는 단순히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력 공급과 저장, 에너지 운영까지 하나의 패키지로 구축해 해외 시장에 수출하는 산업 모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증권가는 이번 정책을 AI 투자 사이클의 전환점으로 해석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번 정책을 ‘AI Capex 2단계’로 진단했다. 1단계가 HBM과 메모리 가격 상승을 통한 반도체 대형주 주도 장세였다면, 2단계는 AI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필요한 물리적 병목을 해소하는 산업 전반으로 수혜가 확산하는 국면이라는 설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남권 반도체 팹 4기 투자 규모는 800조 원, 충청권 HBM 패키징은 81조 원이며 AI 데이터센터에는 550조 원, 차세대 반도체 R&D에는 30조 원이 제시됐다.

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제인협회·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6단체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정부가 반도체와 피지컬 AI 등 미래 성장동력을 육성하고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비롯한 산업 기반 생태계 확충에 국가적 역량을 결집하기로 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에는 데이터센터 자체보다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기술 경쟁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전력기기와 ESS, 에너지솔루션 기업들의 성장 기회도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켓잉크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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