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비대위 출범 'D-1'..혁신형vs관리형 두고 의견 분분

경계영 기자I 2022.08.08 16:01:57

국민의힘 전국위, 9일 비대위원장 선임 의결
차기 당권주자·친윤계, 관리형 비대위에 무게
비윤계는 혁신형 주장.."당 회생의 배수진"
비대위 출범 앞두고 비윤계 지도부 줄사퇴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공식 출범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친윤’계에 이어 ‘비(非)윤’계 당 지도부가 사퇴하는 등 국민의힘이 새 판 짜기에 돌입했다. 하지만 새로 꾸려질 비대위 역할과 활동 기간 등을 두고 이견이 계속된다. 비대위 활동 기간은 차기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개최와도 직결돼 있다보니 의견이 첨예하게 나뉘고 있다.

서병수(왼쪽에서 두 번째)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장이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4차 상임전국위원회를 마친 뒤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9일 전국위 거쳐 비대위 정식 출범

국민의힘은 9일 온라인으로 전국위원회를 열고 당대표 직무대행도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안과 비대위원장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같은날 오후 2시엔 화상 의원총회를 열어 의원 총의를 모은다. 이들 절차를 마치면 비대위가 정식 출범한다.

앞서 지난 5일 당 상임전국위원회에서 당헌 96조 ‘당에 비상상황이 발생한 경우 비대위를 둘 수 있다’와 관련해 당이 비상상황이라고 판단한 데 따라 당은 비대위 전환 근거를 마련했다. 비대위원장 임명 권한을 당대표 또는 당대표 권한대행에서 당대표 직무대행까지 확대하는 당헌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당 안에선 비대위 방향을 두고 차기 지도부를 빠른 시일 안에 꾸리도록 조기 전대 준비에 전념하는 ‘관리형 비대위’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 평가와 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상황을 반전시킬 만한 개혁을 보여줄 ‘혁신형 비대위’ 가운데 어떤 것이 적절한지 의견이 엇갈린다.

비대위원장과 최대 15명까지 구성할 수 있도록 한 비대위원 구성에 따라 비대위 성격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비대위원장으론 당내 최다선인 5선의 주호영·정우택·조경태 의원 등이 유력 후보군에 포함된다.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 1일 의총에서의 비대위 전환에 대한 총의를 모은 이후 선수별 의원 모임을 진행해 의견을 수렴했다.

우선 친윤계는 관리형 비대위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현 의원을 포함해 차기 당권에 관심 두는 측 역시 이르면 다음 달 전대가 열릴 수 있도록 비대위 역할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혁신형 비대위에 대한 의견도 만만찮다. 특히 비대위원장으로 가장 유력한 주호영 의원이 혁신형 비대위에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져 정기 국회가 마무리된 후 내년 초 전대를 개최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비대위는 당 회생의 배수진”이라며 혁신형 비대위를 주장하기도 했다.

비대위 방향성을 두고 의총에서 구체적 논의가 진행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이준석) 당대표 관련 사항이 어떻게 될지, 비대위를 얼마나 운영할지 등에 따라 비대위 성격이 달라지지 않겠느냐”며 “의총 논의에서 비대위가 혁신형과 관리형을 동시에 갖출 수도 있다”고 봤다.

서병수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장이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상임전국위원회 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새 지도부에…비윤계 당 지도부도 사퇴

비대위 출범이 임박하면서 당 지도부에선 줄사퇴가 이어졌다. 지난달 말엔 친윤계 지도부가 사퇴한 데 이어 이번엔 비윤계 지도부가 사퇴했다. 비대위 전환이 불가피해진 상황에서 비대위 출범의 부담을 덜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날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던 정미경 최고위원이 사퇴했다. 정 최고위원은 “어떻게든 당 혼란을 막아보려 했지만 부족했다는 점에 송구하다”며 “지금은 당 혼란과 분열 상황을 빨리 수습하는 것이 먼저”라고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또 다른 비윤계인 한기호 사무총장과 홍철호 전략기획부총장·강대식 조직부총장도 당무직을 내려놨다. 한기호 사무총장은 이날 “비대위원장이 임명되면 새 지도부를 꾸려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당 운영을 시작하는 만큼 전임 대표체제 하의 지도부였던 저희가 당직을 내려놓은 것이 정도(正道)”라고 말했다.

이제 당 지도부는 당원권이 정지된 이준석 대표와 김용태 청년최고위원만이 남았다. 지난달 말 조수진·배현진·윤영석 의원이 최고위원직을 내려놓았고 권성동 원내대표도 당대표 직무대행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당연직 최고위원인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직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사퇴 의사를 내비쳤다. 당 살림꾼인 사무총장까지 사퇴하면서 최고위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사실상 기능 상실 상태가 됐다.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8일 오전 국회 국민의힘 대회의실에서 최고위원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당내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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