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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SPC삼립에 따르면 포켓몬빵은 지난 10일 기준 35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포켓몬빵은 SPC삼립이 지난 1998년 처음으로 선보였던 제품으로 당시 월 평균 판매량 500만개를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다가 2006년 단종됐던 제품이다. SPC삼립은 이 포켓몬빵을 단종 16년만인 지난달 24일 재출시했는데, 첫 주 150만개에 이어 둘째주 이보다 많은 200만개 판매량을 기록하며 옛 영광을 재현하고 있는 것이다.
포켓몬빵 열풍은 제품 내 담겨있는 띠부띠부씰이 그 배경으로 꼽힌다. 포켓몬빵이 처음 출시될 당시 TV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에 등장하는 여러 캐릭터를 담은 씰을 수집하려는 초·중·고등학생들로부터 큰 인기를 누렸는데 이들이 지금에는 유통가의 ‘큰 손’으로 불리는 MZ세대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추억을 떠올리고 수집욕을 충족할만한 제품으로 주목을 받으며 개성과 감성을 중시하는 MZ세대들의 지갑을 연 결과다.
최근에는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 리더 RM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포켓몬빵 사진과 함께 ‘제발 더 팔아주세요’라는 글을 올려 포켓몬빵과 띠부띠부씰의 열풍을 간접적으로 증명하기도 했다.
RM의 요청에서 엿볼 수 있듯 실제 포켓몬빵의 주요 판매 채널인 편의점 등에서는 포켓몬빵의 품귀 현상은 계속 이어지는 모양새다. 편의점 CU는 “포켓몬빵 재출시 영향으로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3일까지 CU 전체 빵 매출이 전년 대비 38.1% 늘었다”면서도, 다만 “SPC삼립의 생산 및 공급이 수요를 따라오지 못한 탓에 이같은 신장률마저 큰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팔려해도 제품이 부족하니 매출 증가 또한 제한적으로나마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SPC삼립 역시 “내부적으로 포켓몬빵 생산량 확대를 위한 다양한 논의를 진행 중이지만 확정된 내용이 없다”며 당분간 품귀 현상이 해소되긴 어려울 것으로 봤다. 이에 국내 주요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포켓몬빵 희귀 띠부띠부씰이 고가에 판매되는 기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시세표까지 등장했는데 포켓몬빵 띠부띠부씰 총 151종 중 희귀한 씰로 꼽히는 ‘뮤’와 ‘뮤츠’의 경우 5만원 수준으로 집계된 마당이다. 포켓몬빵 자체를 구매하기 어려우니 미개봉 포켓몬빵을 판매가격인 1500원의 2~3배인 3000~4000원에 되파는 이들 또한 등장했다.
한편 포켓몬빵의 인기를 틈 타 동반 흥행을 노리는 다른 빵 제품들의 등장도 주목할 대목이다. ‘띠부띠부씰’의 상표권은 SPC삼립의 전신인 샤니가 출원해 보유하고 있는데, SPC삼립은 이번 포켓몬빵 외 쿠키런빵에도 띠부띠부씰을 담아 판매하고 있다. CU 단독으로 판매 중인 쿠키런빵은 모바일게임 쿠키런에 등장하는 여러 캐릭터를 담은 띠부띠부씰을 담아 선보인 제품이다. 포켓몬빵 재출시에 맞춰 지난달 23일 시즌2를 출시한 결과 지난해 말 시즌1 대비 28.8%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베이커리 PB 브랜드인 ‘브레다움’이 흥행 조짐도 띠부띠부씰 열풍의 영향권이다. 브레다움의 ‘쏘스윗 카스테라’와 ‘달달 크림빵’, ‘브리오슈 단팥빵’에는 띠부띠부씰과 유사한 ‘띠부씰’이 담겨 있는데 지난 7~13일 일주일간 매출이 전주 대비 3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더해 브레다움은 최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남자 주인공 백이진이 띠부씰을 모아 여자 주인공 나희도에게 건네는 장면이 노출되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는게 세븐일레븐 측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