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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노조는 가라"..게임처럼 즐거웠던 스마게 집회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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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웅 기자I 2019.09.20 17:16:35

20일 스마일게이트 노조 SG길드 1주년 집회
“무거운 주제지만 분위기는 게임처럼 즐겁게”
넥슨과 연대 눈길…추가 노조설립 가능성

스마일게이트 노동조합 SG길드는 20일 오후 12시경 회사 앞 광장에서 노조 설립 1주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사측에 고용안정을 요구하는 첫 번째 집회를 열었다. 사진=노재웅 기자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끼룩 끼룩~ 둥둥둥둥 따라란’

20일 점심시간. 조용했던 판교 스마일게이트 본사 앞에 갈매기 소리가 인상적인 PC온라인게임 ‘로스트아크’의 로그인 대기 음악이 울려 퍼졌다. 갑자기 300명 가량의 직원들이 삼삼오오 몰려나와 회사 앞 광장을 채우기 시작했다. 자리가 어느 정도 채워지자 뮤지컬 공연이 펼쳐지더니 박 터뜨리기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게임회사의 깜짝 이벤트인가 싶을 정도의 분위기지만 실제로는 무거운 주제의 스마일게이트 노동조합 집회 현장 모습이었다.

스마일게이트 노조 ‘SG길드’의 차상준 지회장은 “무거운 주제를 말하지만, 우리가 다루는 게임처럼 분위기만큼은 즐겁게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사람들이 최대한 많이 참여해서 행동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면서 “집회 전 대기 음악은 회사가 정상화되고, 로스트아크에 (대기열이 발생해) 이 음악이 계속 울려 퍼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SG길드는 이날 집회에서 포괄임금제 폐지 등 지난 1년간의 노조 활동 성과를 보고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한편 게임업계의 고용불안을 또 다른 주제로 삼았다.

윤상혁 SG길드 사무장은 “그동안 우리는 너무 당연하게 공짜 야근을 해왔지만, 이제는 일한 만큼 정당한 보상을 받는 지극히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갔다”고 자평했다. 노사 간 단체협상 체결을 통해 이루어낸 포괄임금제 폐지는 내달 10월부터 시행된다.

고용불안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난 3일 넥슨 노조 스타팅포인트가 성토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프로젝트 무산에 따른 대기발령과 자발적 퇴사 분위기 조성 등을 고용불안 문제로 제기했다.

SG길드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6개 프로젝트가 중단됐고 약 150명이 전환배치 대상자가 됐다. 사측이 전환배치 인력을 발령한 신설 지원부서 리소스지원팀은 외주작업 등 단기 업무를 주로 맡고 있다.

차상준 지회장은 “개발진들은 직무와 무관한 리소스지원팀 발령을 선택하지 않으면, 사실상 권고사직과 다름없는 상황에 몰린다”며 “프로젝트가 무산되어도 회사가 위로금을 이용해 권고사직을 종용하거나 업무와 무관한 부서에 보내지 않도록 고용안정을 회사에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회사에 다니면서 노사협의회 관련 투표를 하거나 교섭을 진행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며 “법으로 지정된 노동자와 사용자 간의 소통 창구를 정상화하겠다”고 했다.

이날 집회는 넥슨 노조 스타팅포인트와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 카카오 노조 크루유니언 등 판교 일대 IT·게임 업계 노조가 연대해 지원사격을 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앞서 열린 넥슨 노조의 집회 당시에도 힘을 모은 바 있다. 이들의 연대는 ‘노조 불모지’로 불리는 판교에 자극제가 될 전망이다.

차 지회장은 “우리가 사측에 주장하고 있는 고용불안 문제는 지금까지 게임업계에 만연했던 일들이기 때문에 다른 게임업체 종사자들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노조 설립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차 지회장은 최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정미 의원으로부터 올해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차 지회장은 “국감 참고인 출석이 확정되면 게임업계의 노동 문제를 공론화해 증언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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