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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지금 이렇게 사는 것 보다야 양수발전소라도 들어와 지역발전을 시키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정부가 추진하는 양수발전소 건립사업 후보지 중 하나인 포천시 이동면 도평3리에 거주하는 나영환 이장은 양수발전소 건립 확정 시 수몰지역에 거주중인 직접 당사자 이지만 집과 땅을 내놓더라도 양수발전소 유치를 적극 찬성하고 있다. 수몰이 예상되는 50여 가구 주민 대부분이 같은 심정이다. 나 이장은 양수발전소 유치에 소극적인 일부 주민들의 의견에도 귀 기울이면서 주민화합에도 앞장서고 있다.
포천시 이동면 일대는 과거 수많은 군부대가 주둔하면서 인구 증가 등 발전을 거듭했지만 정부의 군 작전계획 변경 등으로 군인이 크게 줄어들면서 쇠퇴일로를 걷고 있다.
나 이장은 “최근 몇년 사이 이 동네에 갓난 아기 우는 소리를 들어본 기억이 없을 정도로 인구는 줄어들고 관광객도 발길을 끊어 문을 닫은 식당이 수십 곳에 달할 만큼 어려움이 많다”며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는 지역의 발전을 위해 획기적 변화가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점차 낙후되던 이동면 지역에 최근 들어 활기가 돌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추진하는 양수발전소 건립사업의 후보지로 이동면 도평리 일대가 선정되면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정부의 친환경 발전 및 전력수급 안정화 정책에 따라 양수발전이 가능한 전국 3곳에 총 3조원 가량을 투입해 양수발전소를 건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7개 지역을 후보지로 선정했다. 이중 포천과 홍천, 봉화, 영동 4개 지자체가 양수발전소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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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포천시의 경우 타 후보지와 견주어 가장 많은 750㎿ 규모의 발전 설비가 들어서는데다 전력 수요가 가장 많은 수도권과 근접해 정부의 사업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것은 물론 사업 예상 지역 주민들 역시 적극적으로 유치를 희망하고 있어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천시는 한수원의 양수발전소 건립 유치를 위해 지난 16일 이동면 주민 500여명으로 대상으로 하는 주민설명회에 이어 지난 21일에는 수몰 예상지역 주민과 토지주 대상 설명회를 열고 90%에 가까운 주민동의를 이끌어냈다. 아울러 전체 인구의 3분의2에 달하는 10만 명 서명운동을 진행하면서 시민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한수원은 포천 이동면에 양수발전이 들어설 경우 연평균 2400억 원의 생산유발과 1140명의 고용유발, 416억 원의 지역 내 소득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포천시에 전달했다.
박윤국 시장은 “양수발전소 건립 후보지역 중 포천 이동면이 전력 생산량이 가장 많은 만큼 최적의 장소”라며 “이미 양수발전소 유치 희망 의사를 적극적으로 보이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 유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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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시의회 역시 양수발전소 유치를 위해 힘을 보태고 있다.
조용춘 시의회 의장은 “환경오염을 유발하지도 않고 주민들이 대거 반대하지도 않는 상황에서 시민 대의기구인 시의회가 지역발전을 위한 시민들의 뜻을 받들어야 하는게 당연하다”며 “시의회는 양수발전소 유치를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 관계자는 “정부의 탈 화석연료 정책에 발 맞춰 환경오염 위험이 없는 발전 설비인 만큼 지역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최근 후보지에 대한 현장 실사를 마쳤으며 이르면 6월 중순께 최종 사업대상지를 선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