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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3년만에 1000억 매출 달성 비결은

박철근 기자I 2016.07.21 15:07:10

자이글·더블유게임즈 등 55개사 ‘1000억 벤처클럽’ 신규 가입
1000억 벤처기업 474개로 역대 최대…전년비 14개사↑
1000억 클럽 총매출 101조…삼성·현대차 등 이어 재계 5위 수준
불황 속 1000억 벤처기업 수출증가율 18.7% 기록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창업 당시부터 해외시장을 겨냥했습니다. 북미 지역사람들이 킬링타임(시간때우기)용으로 슬롯머신 게임을 한다는 성향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PC·모바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반의 소셜 카지노 게임을 개발한 더블유게임즈(192080) 관계자의 말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2년 창업 이후 누적 다운로드 2000만건, 게임서비스 제공 200개국을 돌파하는등 놀라운 성과를 올리면서 불과 3년 만에 매출 1224억원을 기록했다.

21일 중소기업청과 한국벤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벤처기업은 손오공(066910), 자이글, 더블유게임즈 등 55개사인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 1000억원 이상 벤처기업은 모두 474개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숫자로는 전년대비 14개사가 늘어났다. 장기불황속에서도 한국경제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중견 벤처기업들의 가파른 성장세가 돋보인다는 평가다.

특히 △자이글 △엘앤피코스메틱 △클레어스코리아 △에스티유니타스 △카버코리아 △더블유게임즈 △솔루엠 등 7개사는 창업 7년 내 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다.

(자료= 중소기업청)
벤처 1000억원 기업에 이름을 올린 기업들의 공통점은 ‘R&D 및 해외시장 개척 강화’였다. 이들 기업의 매출액 대비 R&D 비율은 2.0%로 중소(0.8%), 중견(1.0%), 대기업(1.4%)보다 월등히 높았다.

차량용 안테나 제조사 위너콤의 정순백(55) 대표는 “채권단의 대리인으로 위너콤을 맡은 이후 가장 주력한 부분이 원천기술 확보”라며 “세계 최초로 차량용 안테나에 라디오, DMB, GPS 등의 기능을 통합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벤처 1000억원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는 1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자신한다.

원용준 더블유게임즈 전무는 “기존 소셜카지노 게임업체와 달리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의 모습을 3D(3차원)로 구현해 사용자들이 실제 카지노에서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한 것이 성공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진희(44) 자이글 대표는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해외시장 개척에 매진한 결과가 1000억 벤처기업이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음식을 구워 먹는 문화는 세계 어디에나 있어 성공 가능성을 봤다”며 “2009년 창업 초기부터 해외시장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시작해 한 때 해외매출 비중이 60%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자이글은 제품 판로를 온라인·TV홈쇼핑·B2B(기업간거래) 시장에 집중했던 점도 하나의 성공요인으로 꼽았다.

벤처 1000억원 기업들은 국가경제에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474개 1000억원 벤처기업의 지난해 매출은 모두 100조9000억원으로 △삼성그룹(215조원) △현대차그룹(163조원) △SK그룹(137조원) △LG그룹(114조원)에 이어 재계 5위 수준이다. 지난해 국내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이들 1000억원 벤처기업은 전년대비 18.7%의 수출증가율을 기록하며 성장가도를 달렸다.

김형영 중기청 창업벤처국장은 “1000억 벤처기업이 됐다는 것은 생존율이 낮은 벤처 생태계에서 성공을 거뒀다는 의미”라며 “이들 기업이 지속 성장발전하는 모습이 후배 벤처인들에게 하나의 롤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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