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종식이 되면 전문가들과 함께 대응 과정 전반을 되짚어서 문제점을 분석하고 또 근본적인 대비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및 보건복지부(DHHS), 세계보건기구(WHO)의 방역 전문가 5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번 경험을 토대로 신종 전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조직과 인력, 제도를 갖춰나갈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이 메르스 대응 행보를 재개한 건 지난 19일 마가렛 찬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접견 이후 닷새만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해외 방역전문가는 스티브 레드 CDC 공공보건 예방대응센터장, 홀리 웡 DHHS 글로벌이슈 담당 수석부차관보(이상 미국), 실비 브리앙 감염병국장, 박기동 서태평양지역 사무처 국장, 브라이언 맥클로스키 자문관(이상 WHO) 등이다. 한국 측에서는 즉각대응 태스크포스(TF)의 김우주(대한감염학회 이사장) 팀장과 김홍빈(분당서울대병원 교수) 부팀장이 참석했으며,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도 자리를 함께했다.
박 대통령은 메르스 확산과 관련, “우리나라에서 처음 겪는 낙타에서 시작된 신종 감염병이기 때문에 대비가 부족했고 또 그 유입과 확산을 초기에 막지 못했다”고 진단한 뒤 “현재 정부는 강도 높은 조치를 시행하면서 메르스 종식에 모든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감염병 대응 체계를 혁신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누구나 자유롭게 세계를 오가는 시대이기 때문에 국경을 넘나드는 감염병에 대한 대응은 어느 한 나라의 힘만으로는 가능하지 않다”며 “세계 각국은 연구조사 활동에 박차를 가해야 하고 이 분야에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 의제는 우리나라의 감염병 대응체계 혁신 방안, 글로벌 신종감염병 대응을 위한 국제공조방안, 오는 9월 서울에서 열리는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의 세부 과제 등이다. 청와대와 정부 세종청사 간 영상회의로 진행되는 이날 간담회에는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세종청사에서 원격으로 ‘한국의 메르스 대응 현황 및 감염병 대응체계 개편방향’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