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회 투표, 9인 체제 임원회의서 진행
7인만 통합에 찬성…1인 반대·1인 기권
익명커뮤 직원 투표선 찬성 17% 그쳐
“3000명을 9인이 대표…직원무시한 처사”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측이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에 한미 사우회가 찬성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정작 사우회 구성원인 임직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사우회가 진행한 찬반 투표가 한미약품그룹 3000명 임직원이 아닌 9인으로 구성된 임원 회의에서 진행된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직원들이 참여하는 익명 커뮤니티에서도 통합 찬성보다는 반대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 임직원으로 구성된 한미 사우회는 전날 “한미그룹 구성원을 대표하는 사우회가 OCI그룹과의 통합을 찬성한다”며 사우회가 보유한 23만여주에 대해 이번 주주총회에서 ‘통합 찬성’으로 결의한다고 밝혔다. 한미 사우회는 오는 28일 열리는 제51기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통합 찬성에 의결권을 행사하겠다고 예고했다.
| (사진=블라인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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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사우회의 발표에 직원들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 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앱에서 직원 A씨는 “사우회비를 강탈해가더니 의견 물어보지도 않고 동의했다고 한다”고 작성했고, 직원 B씨는 “직원들 무시하고 제멋대로다. 많이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직원 C씨는 “일언반구 없이 3000명 의견을 대변한다고 기사 낸 것 아니냐, 한미그룹 3000명 중 의견 내신 분 손 들어달라”고 꼬집었다.
특히 사우회의 찬반 투표가 임직원 전체가 아닌 임원 9인으로 구성된 회의에서 진행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커졌다. 이날 회의에는 임원 및 직원대표 9인이 참석했는데, 이중 7인이 찬성, 1인은 반대, 1인은 기권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7인의 찬성 의견을 두고 한미약품그룹의 전체 임직원 3000명이 찬성한다고 확대한 셈이다.
| (사진=블라인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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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는 통합 찬성보다 반대 의견이 우세했다. 블라인드 내 한미약품 커뮤니티에 올라온 ‘OCI 통합 설문’이라는 제목의 설문엔 이날 오후 3시 기준 총 305명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통합반대 107명(35.1%), 통합찬성 53명(17.4%)으로 반대가 두 배 이상 앞섰다. 145명(47.5%)이 참여한 기타 의견도 ‘(통합 작업이) 엎어졌으면 좋겠다’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반대가 절대 다수였다.
이에 대해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측에 “신동국 회장에 이어 다른 주요주주들도 저희 형제 쪽에 힘을 실어주기로 한 상황에서 무리한 집안싸움은 삼가달라”며 “주주분들께서도 거짓된 정보에 현혹되지 마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