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부터 고금리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을 저금리·고정형 상품으로 갈아타게 해주는 ‘안심전환대출’ 신청·접수가 시작된 가운데, 우려와 달리 은행 영업점은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지원대상이 주택가격 시세 ‘4억원’ 이하로 설정되면서 수도권 주담대 차주들은 사실상 혜택을 받지 못해서다.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가입 신청 요일이 다른 ‘요일제 방식’을 시행해 고객의 대기시간을 줄이고, 비대면 채널을 구축한 대책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다만 요일제 방식을 인지하지 못하는 등 신청 자격이 되지 못해 헛걸음하는 고객이 일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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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는 연 3.8%(10년)∼4%(30년)이며 만 39세 이하인 저소득 청년층(소득 6000만원 이하)은 연 3.7%(10년)∼3.9%(30년)가 적용된다. 부부합산소득 7000만원 이하에 4억원 이하인 1주택자라면 신청할 수 있고, 기존 대출 잔액 범위 내에서 최대 2억5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은행권은 지난 2015년과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안심전환대출을 시행했는데, 당시 일선 영업점 업무가 마비되다시피 했다. 실제 1차 때는 출시 나흘 만에 공급 한도 20조원이 소진됐으며 2차 때는 신청 기간 2주 동안 공급 한도(20조원)의 4배 가까운 9000억원 규모의 신청이 몰렸다.
극심한 혼란을 빚었던 과거와 달리 이날 서울과 수도권의 은행 영업점은 비교적 차분한 모습이었다. 서울시 내 평당가가 낮은 곳으로 분류되는 금천구의 한 시중은행 영업점에는 오전에 관련 문의를 한 고객이 3명에 그쳤고, 오후에는 아무도 없었다고 전했다. 해당 은행 관계자는 “서울에서 4억원 이하 주택을 찾아보긴 어렵다 보니 생각보다 문의가 많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주변 주택 시세가 수도권 내 상대적으로 저렴해 내점고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 경기도 부천시 인근 시중은행의 영업점의 경우, 점포 오픈 직후 고객 1명만이 안심전환대출을 신청하러 왔다. 이후 점심시간 중 안심전환대출을 신청하러 오는 직장인 고객 일부만 있고 대체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해당 은행 관계자는 “영업점이 혼잡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대출창구는 여느 때와 비슷하다”면서 “비대면 신청이 가능해 분산효과가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지방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남 거제시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오전에만 3~4명 정도가 안심전환대출 고객을 상담했지만, 2주택자이거나 퇴직 후 1개월 미만 등 신청 자격을 갖추지 못한 고객이 더러 있었다”며 “아직 문의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강원 춘천시의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 한 분이 안심전환대출을 문의하긴 했다”며 “춘천의 경우 3억원 미만 아파트가 상당수 있으나, 아직 문의는 많지 않고 영업점이 붐비지도 않는다”고 전했다.
비대면 창구도 원활히 돌아갔다. 은행들은 오전 9시부터 자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안심전환대출 접수를 시작했으며, 접속 지연으로 인한 고객 불만은 제기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모바일이 익숙치 않은 노년층의 경우 영업점을 방문하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16일 금융노조 총파업이 예정돼 있어 은행권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모바일로 비대면 안심전환대출이 가능해 고객 편의성은 예년보다 확연히 높아졌다”면서 “16일 노조 파업이 예정돼 있지만 파업 인원이 적어 영업점이 문을 닫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