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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리냐 아니냐…이준석·원희룡, 진실공방 난타戰

송주오 기자I 2021.08.18 16:02:06

이준석 "尹측과 갈등 마무리 단계 의미" 해명
원희룡 "기억과 양심 걸고 정리 대상은 윤석열 의미"
통화 녹음파일 공개 여부 두고도 신경전
하태경 "元, 자격 없다 후보사퇴 하라"…최재형 "모든 진실 밝혀야"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원희룡 전 제주지사 간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같은 발언을 두고 다르게 해석하면서 당내 파장을 불러왔다. 오해일까? 이 대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갈등 마무리를 의미했다고 해명했지만, 원 전 지사는 정리 대상자로 윤 전 총장을 지목한 것이라며 공방을 이어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지난 6월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원코리아 혁신포럼 출범식에서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원 전 지사는 18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연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는 저와 통화한 녹음 파일 전체를 오늘 오후 6시까지 공개하라”며 “이를 확인하면 대화의 흐름, 말이 이어지고 끊기는 맥락, 어감과 감정 다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기억과 양심을 걸고 분명히 말한다. ‘곧 정리된다’는 발언 대상은 윤석열 후보”라고 거듭 주장했다.

원 전 지사는 이 대표가 관련 내용의 왜곡을 시도했다고 규정했다. 대화 내용 중 일부만 공개하는 식으로 전체 맥락을 이해할 수 없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전날 밤 이 대표는 원 전 지사와의 통화 녹취록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원 전 지사가 “이 대표가 내게 ‘윤 전 총장은 금방 정리된다’고 말했다”고 주장하자 이에 대한 반박 차원에서 내용을 공개한 것이다. ‘정리된다’의 주어가 ‘윤 전 총장’이 아닌 ‘캠프와의 갈등 상황’이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에 원 전 지사는 ‘위선적인 모습’이라는 표현을 동원해가며 이 대표를 비판했다. 그는 “이번에도 정확하지도 않은 인공지능 녹취록의 일부만 풀어 교묘히 뉘앙스를 비틀어 왜곡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당 대표의 비상식적이고 위선적 행태를 타개하지 않고는 공정한 정권 교체가 불가능할 수 있다는 절박한 판단에 이 자리에 섰다”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복잡하지 않다. 녹음파일 전체를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원 전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MBC 라디오와 인터뷰에서도 이 대표가 ‘저거 곧 정리된다’고 언급한 부분 중 ‘저거’(저것)는 윤 전 총장을 의미한다고 재차 주장했다.

이에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냥 딱합니다”라고 짤막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녹취록 일부를 이미 공개했음에도 녹음파일까지 공개하라는 원 전 지사의 요구가 무리라는 비판을 에둘러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측은 원 전 지사의 통화 녹음파일 공개 요구에 응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갈등은 당내로 확산하고 있다. 하태경 의원은 원 전 지사를 비판하며 대선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하 의원은 “당 중진에 대선주자란 사람이 갈등이 정리될 만하니 사적 대화 내용까지 뒷북 공개하면서 당내 분란을 부추기는 저의가 무엇인가”라며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원 전 지사 측은 재반박하며 갈등의 양상이 대선후보 간 갈등으로 옮겨붙는 양상이다. 원 전 지사 측의 수석대변인인 신보라 전 의원은 “이준석 대표가 하면 불가피한 것이고, 원희룡 후보가 하면 폭로전인가”라며 이 대표의 녹취록 공개는 정당하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경선에 있어서의 당대표의 공정성과 진정성은 절체절명의 과제”라며 “이를 담보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에서 나온 이 상황을 하태경 후보마저도 불공정하게 판단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길 바란다”고 했다.

당 분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확산되고 있다. 대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를 찾은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불필요한 대립과 갈등양상이 드러난 데 대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정확하게 국민들과 당원들 앞에서 진상을 알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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