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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여러 나라에서 3차 접종을 해야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와 백신 면역 지속성 때문이다. 다만 3차 접종의 필요성은 나라마다 다를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미국,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에서는 변이 바이러스가 많아 지금 백신으로 통제가 되더라도 변이체가 주류 바이러스가 되면 다시 상황이 나빠질 수 있다”면서 “3번째 부스터 샷을 맞는다면 변이에도 예방효능을 갖춘 백신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나라에서는 부스터 샷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방역이 잘 되어 있는 편이고 변이 바이러스가 심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4차, 5차, 6차 부스터 샷을 매년 맞아야 할 지는 아직 알 수 없다는 의견이다. 코로나19 백신의 면역지속기간에 대한 연구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설 교수는 “어릴 때 홍역, 볼거리 백신을 맞았다 해도 성인이 돼서는 항체가 남아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럼에도 백신을 다시 맞지 않는 이유는 항체는 없더라도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바로 대항할 수 있는 세포성 면역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백신 역시 접종 수 개월 이후 항체는 없더라도 면역기능이 남아있을 수 있으므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럼에도 화이자와 모더나는 추가적인 접종 필요성을 계속 언급하고 있다. 앨버트 부를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경제전문방송 CNBC를 통해 “3차 접종을 6~12개월 후 받아야 하는 시나리오가 필요할 수 있다”며 “매년 접종을 받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 역시 최근 미국 최대 약국 체인 CVS헬스 주최로 열린 온라인 간담회에서 “가을부터 미국인들이 현재 2회 접종하게 돼 있는 백신의 부스터 샷을 맞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정부가 자국민에게 필요한 백신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려는 정치적인 이유와 더불어 백신 회사들이 협상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경제적인 이유도 있다는 분석이다. 여러 전문가들은 부스터 샷도 완전한 면역을 보장할 수는 없으며 백신 가격을 올려 무기화하는 글로벌 제약사와 미국 정부 전략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은 “ 아직까지 부스터샷에 대한 유의미한 임상 근거는 없다”면서 “2회 접종 후 형성된 항체 및 면역기능이 얼마나 존속하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있어야 부스터샷의 유의미성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 국민들을 아무리 설득해도 최대 70%까지만 접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5, 6월이 되면 백신 공급은 포화에 이를 것”이라면서 “미국 정부의 선구매 등의 계약옵션을 고려해보면 현재 백신 공급을 나름대로 국가 무기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스페인 유력매체인 라 방구아르디아(La Vanguardia)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화이자는 유럽연합(EU)과 백신 추가 물량을 계약하면서 가격을 26% 높게 책정했다. EU가 지난해 11월 화이자와 맺은 백신 1회분 계약가격은 15.5유로, 추가 구매 시에는 13.5유로였다. 하지만 이달 진행하고 있는 18억회분에 대해 화이자는 1회분당 19.5달러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백신에서 혈전증 부작용 문제가 불거지자 mRNA 백신을 생산하는 업체들의 협상력이 높아진 셈이다.
백신 물량이 부족한데다 가격까지 치솟는데 따라 국산 백신 개발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는 형국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5개사가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르면 올해 하반기 임상 3상과 조건부 허가 신청에 들어갈 방침이다. 백신업계 관계자는 “3차, 4차 부스터샷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은 내년에도 코로나19 백신이 계속 필요할 것이라는 방증”이라면서 “그때가서 백신으로 인한 2차적인 어려움을 겪기 전에 하루빨리 백신 자주권을 확립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