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은 기숙학원 전수점검 진행과 함께 지속적으로 퇴소 안내를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집합금지 조치가 불과 일주일 남은 상황에서 학원 측에서는 버티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교육·방역당국의 뒤늦은 조치를 두고 기숙학원 입소를 사실상 방치해 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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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모평부터 경기 소재 다수 기숙학원 운영 강행
21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정부의 집합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경기 소재 다수 대형 기숙학원이 운영을 강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수도권 내 300인 이상 대형학원들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에 따라 오는 27일까지 집합 금지 조치가 내려진 상태다. 경기도 소재 유명 기숙학원들은 정부가 규정한 300인 이상 대형학원에 포함되는 만큼 현재 대면 수업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들 기숙학원은 지난 주부터 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6일 치러진 9월 모의평가 응시를 위해 입소한 재원생들을 내보내지 않은 것.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A학원과 이천시에 있는 B학원의 경우 9월 모의평가 사흘 전인 13일부터 홈페이지에 주간 식단 메뉴를 버젓이 공개하고 있다. 당초 교육당국은 기숙학원에서 시험 보는 수험생들은 모의평가 전날부터 입소해 다음 날인 17일까지 퇴소시키도록 했다.
기숙학원들이 몰래 대면 수업에 나선 것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3개월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더이상 학생들을 방치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같은 수험생인 고3은 매일 등교를 하고 있고 300인 미만 중·소형 학원(독서실 포함) 집합금지도 지난 14일부로 해제됐지만 대형 학원은 지난달 23일부터 한 달째 정상적인 학습과 입시상담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어 재원생들의 학습 피해가 큰 상황이다.
하지만 기숙학원 내에서도 대면수업 강행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기숙학원에 재원 중인 한 수험생은 “직원 포함 시 1000명이 넘는 규모인데다 숙소·식당에선 마스크를 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막무가내식 운영을 하다 수능을 코앞에 두고 오히려 큰 일이 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다른 학원의 수험생도 “외부에서 온 강사가 수업을 진행하고 급식업체 직원도 들락날락 하는 만큼 혹시나 감염되진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일반 재수학원 학생들 민원 잇따라…교육청 점검
기숙학원이 아닌 일반 대형 재수종합학원 학생들의 민원도 잇따르고 있다. 본인들은 집합금지 조치 이행으로 독서실을 전전하는 등 학습 피해를 받고 있는데 같은 조치를 적용 받는 기숙학원이 정상 운영되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것. 한 재수종합학원 학생은 “사실상 경쟁 관계인 상황에서 굉장히 불공평하다고 생각해 교육청 등에 민원을 제기했다”며 “하지만 당국도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학원도 무작정 버티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기숙학원이 위치한 경기도교육청은 전수점검을 진행하고 퇴소 안내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민원을 접수 해 지난 주 금요일부터 전수점검을 진행하고 있으며 도내 다수 기숙학원에 학생들을 내보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퇴소를 하라고 안내하고 있지만 교육청 차원에서 버티는 학원에 대해 강제조치를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속적인 점검과 함께 퇴소를 안내하고 고발조치 권한이 있는 지방자치단체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각 지자체는 행정조치를 위반한 학원들에 대해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고발 조치(벌금300만원)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확진자 발생 시 입원·치료비와 방역비 손해배상(구상권) 청구도 진행된다.
하지만 집합금지 기간이 일주일 가량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인 만큼 학원들이 `버티기`를 진행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입소 후 이미 며칠이 흐른 상황에서야 점검과 조치를 진행 중인 당국이 사실상 학원의 이 같은 행태를 나몰라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재수생은 “모의평가와 동시에 곧바로 점검을 시작하고 확인 즉시 집합금지와 고발조치를 시행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며 “교육·방역당국의 늑장 대응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