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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협상 결렬 가능성을 높게 보고 국가비상사태 선포 등 후속 대응방안 마련에 나섰다. 핵심 쟁점인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과 관련해 민주당이 물러설 것으로 보이지 않아서다.
월스트리터저널은 이번주 셧다운 해소를 위한 초당적 위원회의 첫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위원회는 민주당 의원 9명(상원 3명, 하원 6명)과 공화당 의원 8명(상·하원 각 4명) 등 총 17명으로 구성됐다. 파이낸셜타임스도 공화당 의원들이 이날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국경안보와 관련해 광범위한 협상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지난 25일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은 내달 15일까지, 3주 동안 연방정부를 다시 여는 임시예산안을 통과시키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이 기간 동안 장벽 건설 예산에 대해 집중 논의하겠다는 계획이다. 임시예산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예산 57억달러가 포함되지 않았다.
공화당 의원 상당수는 3주 안에 원하는 것을 얻어내고 협상을 매듭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결렬에 무게를 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위원회엔 훌륭한 인물들이 많이 있다”며 기대감을 내비치면서도 “합의에 이를 가능성은 개인적으로 50대 50보다 낮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장벽건설 예산이 57억달러에 미치지 못할 경우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나는 그것을 올바르게 진행시켜야만 한다”고 답했다. 예산을 모두 받아내 장벽을 건설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가 임시예산안 합의 하루 뒤 ‘폭풍 트윗’을 통해 장벽을 세우겠다고 거듭 다짐한 것도 협상 결렬을 염두에 둔 처사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체류 청년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문제와 장벽 건설 예산을 맞바꿀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럴 것 같지 않다. 그것은 별도의 시간이 필요한 별도의 주제”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불법체류청소년추방유예(다카·DACA) 프로그램을 3년 연장하는 대신 장벽건설 예산 57억달러를 편성해달라며 민주당에 타협안을 제시했으나 거부당했다. 민주당은 시민권을 부여해 영구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카 프로그램은 지난 2012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부모를 따라 불법 이주한 청년들에게 취업 및 교육의 길을 열어준 제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1월 취임과 동시에 오바마 전 대통령의 각종 정책들을 뒤집거나 폐지시켰는데, 같은 해 9월 다카 프로그램도 폐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결렬될 경우 다시 셧다운 사태를 맞이할 가능성에 대해 “분명히 선택지 중 하나다”라며 추가 셧다운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외에도 여전히 국가비상사태 선포 카드를 쥐고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믹 멀베이니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대행은 이날 CBS방송에 출연해 “일단 정부를 재가동했지만 향후 3주 간 장벽건설 예산 협상 타결에 실패하면 셧다운에 다시 돌입하거나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위한 행정 권한을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하킴 제프리 하원의원은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셧다운은 합법적인 협상 전술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