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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는 학교 인근에서 하숙집을 운영해 온 최필금(60)씨가 학교 발전기금으로 써달라며 1억원을 기부했다고 29일 밝혔다. 2007년부터 고려대와 인연을 맺어온 최씨는 2010년 1억원을 기부하는 등 이번 기부를 포함해 지금까지 총 2억 4700여만원을 고려대에 기부했다. 고려대는 그에 대한 예우로 2010년 고려대 운초우선교육관 3층에 ‘최필금 강의실’을 마련하기도 했다.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야간 고등학교에 다니다 중퇴한 최씨는 하숙집 운영을 시작한 데 대해 “학업을 다 미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는데 하숙집을 하며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을 돕고자 했다”고 말했다.
23세에 상경해 30세가 되던 해 고려대 주변에 세를 얻어 10명의 하숙생으로 시작한 게 올해로 30년을 맞았다. 최씨는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밥을 지어주고 보살펴 주는 것만으로도 큰 만족”이라며 “학생들에게 밥해주고 방을 데우는 돈을 아끼고 싶진 않았다”고 말했다.
한 때 세를 내지 못해 운영을 그만둬야 상황까지 처하기도 했지만 하숙집 운영을 계속하고 싶어 빚을 내고 건물을 지어 본인 소유의 하숙집을 차렸다. 최씨는 방 3개는 사정이 어려운 학생을 위해 무상으로 제공한다.
최씨의 하숙집이 고려대 법대 근처에 있어 특히 법대생들과의 추억이 많다. 최씨는 “그동안 하숙집을 거쳐 간 학생이 1000명을 넘는다”며 “사법시험 합격자만 200~300명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졸업 후 사회로 진출한 하숙생들이 잊지 않고 찾아와 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1986년부터 이 하숙집에서 지내다 사법시험에 합격해 현재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고려대 졸업생 조영봉(48)씨는 “손이 크고 인심도 좋아 친구를 데려와도 눈치 주지 않고 오히려 더 밥을 많이 퍼 주셨다”고 회상했다.
최씨는 “힘닿는 한 하숙집과 식당을 계속해 나가고 싶다”며 “꿈이 있다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