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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스러운 중국 콘텐츠 정책, 국내 게임사들 괜찮나?

게임메카 기자I 2016.02.24 13:57:01


게임을 비롯해 콘텐츠산업 최대시장으로 손꼽히는 중국에서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감지됐다. 중국 정부가 외국계 및 외국계 합자기업(외국과 자국 기업이 함께 설립한 법인)이 인터넷·콘텐츠 사업을 하지 못하게 금지하는 것이다.

여기에 해외 콘텐츠를 중국 회사가 출시할 때도 사전에 당국 승인을 받아야 한다. 게임으로 치면 외국계나 합자기업의 직접 서비스는 불가능하며, 중국에 수출하는 모든 게임이 중국 정부의 허가를 사전에 받고 들어가야 된다는 것이다. 주요 수출국 중국 정부가 해외 게임을 더 강력하게 통제한다는 점에 국내에서도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지난 2월 14일 ‘온라인 출판 서비스 관리 규정’ 전문을 발표했다. 중국 정부가 정한 ‘온라인 출판 서비스’에는 게임을 비롯해 만화, 애니메이션, 음원, 동영상, 도서, 신문, 잡지, 전자 출판물 등이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 중국 신문출판광전총국이 정하는 모든 디지털 작품이 이에 속한다. 다시 말해, 게임을 비롯한 대부분의 문화, 콘텐츠가 영향을 받는다.

여러 항목 중 눈길을 끄는 것은 크게 3가지다. △ 외국계 기업이나 합자법인은 중국에서 인터넷·콘텐츠 사업을 할 수 없다. △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버 역시 중국에 둬야 한다. △ 중국 기업이 외국계 회사와 신규 프로젝트를 합작할 경우 사전에 신문출판광전총국에 이를 보고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외에도 인터넷, 콘텐츠 서비스업을 하는 중국 기업 역시 현지에서 오래 생활한 ‘완전한’ 중국인이어야 한다.

다시 말해, 중국이 인터넷·콘텐츠 분야에서 해외 기업을 철저히 배제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들어오는 모든 콘텐츠를 정부 관리하에 두겠다는 의도가 강하다. 이번 조치를 통해 중국 정부는 인터넷·콘텐츠 서비스에 종사하는 자국 기업을 보호함과 동시에 이 영역을 완전히 통제하기 위해 새 규정을 마련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규정 안에는 사회주의 체제를 긍정적으로 다룬 작품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애플 앱스토어 막히나, 새로운 판호 규정 영향은?





이번에 발표된 규정은 오는 3월 10일부터 시행된다. 즉, 중국 현지에서 사업 중인 외국계 기업 및 합자법인 입장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특히 게임의 경우 현재 애플 앱스토어의 유지 여부가 가장 큰 관건으로 떠오른다. 중국의 경우 안드로이드는 300개 이상 로컬 마켓이 있으며 애플의 경우 현지 앱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중국에 진출하는 국내 업계는 가장 공신력이 있는 마켓으로 ‘애플 앱스토어’를 선호하며 안드로이드의 경우 마켓 여러 개에 따로따로 게임을 출시하며 주요 지표도 분산되고, 소모되는 리소스도 크다는 의견이다.

즉, 애플 앱스토어는 현지에서 게임의 흥행 여부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통했다. 중국 정부의 새 규정에 따르면 애플 역시 현지에서 애플 앱스토어를 직접 운영할 수 없으며, 현지에 별도 서버를 둬야 한다. 여기에 앱스토어를 맡아줄 중국 기업도 찾아야 한다. 그러나 글로벌 서비스를 지향하며, ‘정보 공개 거부’ 등 국가 통제에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해온 애플이 중국 정부의 의견을 수용해 현지에서 애플 앱스토어를 운영하느냐가 관건이다. 최악의 경우 애플이 중국 앱스토어를 닫을 수 있다.

중국 재입성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진 구글도 악재를 맞이했다.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2016년 안에 중국에 구글 플레이를 다시 여는 것을 고려 중이었다. 현재, 중국에는 구글 플레이가 없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게임의 경우 로컬 마켓이 서비스하고 있다. 이러하던 것을 구글이 현지에 다시 구글 플레이를 열며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구글 역시 해외 기업 진출을 막는 중국 정부의 움직임에 구글 플레이 재오픈을 다시 한 번 검토해봐야 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이와 함께 살펴볼 부분이 중국이 자체적으로 만든 OS 보급에 힘쓰고 있다는 것이다. 애플의 iOS, 구글의 안드로이드 OS가 아니라 자국 기업이 만든 OS를 키우고 싶다는 것이다. 무료로 제공되는 OS가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 준다는 사실을 깨달은 중국 기업 및 정부가 OS를 국산화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만약 중국 정부의 규정에 막혀 애플과 구글이 모두 철수할 경우 ‘OS 국산화’에 더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

당장 영향은 없지만, 규제 강화 흐름은 유의해야

그렇다면 한국 게임업체는 어떨까? 한국의 경우 직접 중국에 법인을 두거나 합자회사 형태로 게임을 서비스 중인 곳이 없다. 표면적으로는 ‘합자회사는 서비스가 가능하다’지만 실제로 사업을 하면 중국인이 운영을 담당하지 않으면 서비스가 어렵고, 해외 법인에 대한 장벽이 높아 많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내 게임업체의 경우 직접 진출보다는 중국 퍼블리셔에 서비스를 맡기거나, 중국 회사에 투자를 받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외국 기업 및 합자 기업 사업 금지’는 국내 게임업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주된 의견이다. 이에 대해 유진투자증권 오소민 연구원 역시 “최근 중국정부가 중국계 합자기업의 인터넷콘텐츠 사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조항은 과거 임시규정으로써 이미 있었던 규제이고, 다만 인터넷 출판물에서 인터넷 출판 서비스로 범위가 확대된 것 뿐이다”라며 “현재 국내 업체가 중국 로컬 업체와 진행하고 있는 콘텐츠 사업은 이미 이 규제가 반영되어 진행되고 있기에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중국 정부의 조치가 아예 영향이 없다는 것일까? 업계는 규제 내용 자체보다는 중국이 해외 콘텐츠를 더 강하게 통제하려는 흐름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모든 해외 콘텐츠를 더 철저하게 심사하겠다는 부분에서 중국에 신작을 출시할 때 정부 승인을 받는 과정이 더 까다로워질 수 있다. 또한, 이를 빌미로 중국 업체가 국내에 더 까다로운 계약 조건을 제시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감지됐다.

본 기사는 게임전문매체 게임메카(www.gamemeca.com)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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