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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패와의 전쟁에…세계 3위 홍콩 金시장 `털썩`

이민정 기자I 2014.12.02 16:19:32
[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중국 당국이 `부패와의 전쟁`을 벌이자 중국인들의 금(金) 수요가 떨어지고 있다. 홍콩에서 판매되는 금도 큰 폭으로 줄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금을 소비하는 중국인들이 주로 홍콩을 찾기 때문에 홍콩은 런던과 뉴욕을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금 거래가 많은 시장이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 관련 정보 등을 제공하는 세계금위원회가 올해 중국 금 수요가 총 850~950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000톤 가량에서 10% 안팎으로 줄어든 것이다.

올들어 11월까지의 수요만 보면 2013년보다 39% 감소하면서 지난 2012년 수준으로 퇴보했다. 통상 11월에는 중국인들이 홍콩에 몰려와 새해맞이 선물용과 투자 목적 등으로 금괴, 금 장신구, 금으로 만든 전통 인형 등을 쓸어 담아 갔었다. 그러나 올 여름 중국 본토에서 본격화한 부패와의 전쟁 정책이 투자 목적의 금 사재기와 더불어 선물용 금 수요까지 증발시켰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포트리스골드그룹의 에드문드 모이 수석 스트레티지스트는 “부패 척결 캠페인은 호랑이(고위직 관료)만 잡는게 아니라 날파리( 하위 관료)까지 잡으려고 하면서 금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금위원회는 “올 3분기 중국인들이 24캐럿 순수 금 제품보다는 18캐럿 금으로 만든 반지, 목걸이 등을 많이 사갔다”며 이렇게 패턴이 바뀐 것도 부패 척결 여파라고 분석했다. 18캐럿짜리 금은 통상 몸치장용으로, 24캐럿은 투자나보유 목적으로 통상 여겨진다.

홍콩 구롱에서 보석상을 운영하는 청 와이 남(68)씨는 금을 파는 청 씨는 “금 판매가 작년에 비해 20% 이상 떨어졌다”말했다.

중국에서 거래되는 금은 해외시장에서 팔리는 가격보다 온스당 3~5달러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인들의 수요 감소로 가격이 떨어지면서 현재 해외시장보다 1~2달러 오른선에 거래되고 있다.

앞으로 수요가 당장 나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보석판매 체인 인드라 바라하의 아니타 림부 매니저는 “계절적인 요인으로 1월 반짝 금 수요가 나아질 가능성도 있지만 금값을 올리는데는 역부족일 것”이라며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의 부패와의전쟁 여파로 마카오도 수난을 겪고 있다. 도박 수입이 재정의 대부분를 차지하는 마카오는 부패 척결 정책 여파로 11월달에만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이 20% 떨어지면서 30억4000만달러를 올리는데 그쳤다. 11월까지 6달 연속 매출이 감소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마카오는 5년 연속 매달 매출 상승을 달성했었다.

마카오 정부는 올해 총 수익이 작년보다 줄것으로 전망했다. 전년도에 비해 수익이 하락한 것은 2002년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중국 정부 당국가 사향산업인 도박을 목적으로 마카오를 방문하는 중국인들의 비자 발급을 엄격히 하면서 돈을 많이 쓰는 고위 관료와 기업인들이 객장에 오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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