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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고려아연 사외이사 4인 사임…‘기습 임총’ 속도전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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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은 기자I 2026.06.02 09:22:03

직무정지 이사들 일신상 이유로 자진사임
이르면 이번주 중 이사회 소집 통보 가능성
한화솔루션 유증 일정 이전 개최 촉각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010130) 사외이사 4인이 임기를 채우지 않고 일제히 자진 사임했다. 오는 9월 이전 감사위원 선임 목적의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최윤범 회장 측이 이사회 재정비를 위해 선제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 회장 측 백기사로 꼽히는 한화(000880) 그룹의 한화솔루션(009830) 유상증자 타임라인과 맞물리면서 이르면 6월말에서 7월초 기습적인 임시 주총이 개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상훈·이형규·김경원·이재용 등 사외이사 4인이 일신상의 사유로 자진사임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실제 퇴임 일자는 지난달 29일이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최윤범·박기덕·정태웅), 기타비상무이사 3인(장형진·김광일·강성두), 사외이사 9인 등 총 15명으로 줄었다.

사임한 사외이사 4인은 지난해 1월 임시 주총에서 최 회장 측의 주도로 선임된 인사들이다. 당시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의 의결권이 제한된 상태에서 안건 통과가 강행되자, 영풍 측은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후 법원이 이를 인용하면서 이들은 선임 직후부터 사실상 이사로서의 활동이 묶인 상태였다.



임기 반년 앞두고 일제히 사임…최윤범의 ‘큰 그림’



시장에선 이들이 임기를 반년 이상 남겨둔 시점에 일제히 물러난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법적 공방에 따른 지배구조 리스크를 털어내는 동시에, 다가올 임시 주총에서 최 회장 측에 유리한 판을 새로 짜기 위한 정략적 판단이라는 분석이다. 개정 상법에 따라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선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최 회장 측은 빈자리 4석을 활용해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후보를 추천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고려아연 정관 및 상법상 사외이사 수는 여전히 과반 기준(15명 중 9명)을 충족해 당장 사외이사를 추가 선임할 법적 의무는 없다. 그러나 9월 시한인 분리선출 감사위원 도입 싸움에서 MBK·영풍 연합의 감사위 진입을 저지하고,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선 4석의 빈자리를 동시에 채우는 게 합리적이라는 분석이다.

이르면 이번주 중 주총 소집을 위한 이사회가 개최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올해 정기주총에서 이사회 통보 기한이 기존 하루 전에서 3일 전으로 늘어난 만큼, 6월 첫째주(6월 2·4·5일) 이사회 소집 통보, 6월 둘째주(6월 8~12일) 이사회 개최 및 주총 소집 결의를 마친다면 이달 말이나 7월 초 기습적인 임시 주총 개최가 물리적으로 가능해진다.



한화솔루션 구주주 청약일 이전 임총 열리나



이번 임시 주총 타이밍은 최 회장 측 백기사로 분류되는 한화그룹의 행보와도 긴밀하게 맞물려 있다. 최근 한화는 한화솔루션(009830) 유상증자 자금 마련 차원에서 보유 중인 고려아연 지분을 매각하라는 소액 주주들의 압박에 직면해 있다. 한화는 판교미래기술연구소, 광교 코트야드 메리어드 호텔 등 기타 자산을 우선 유동화한다는 계획이지만, 수익률이 상당한 고려아연 지분을 팔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게 소액 주주들의 지적이다.

이를 두고 투자은행(IB) 업계에선 한화가 고려아연 임시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한 직후 지분을 매각하는 시나리오를 가동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솔루션의 구주주 청약일은 오는 7월 10일~13일이다.

만약 고려아연이 6월 초 이사회를 열어 주주명부 폐쇄 기준일을 6월 말로 설정하고, 7월 초에 기습적으로 임시 주총을 열면 한화는 의결권을 행사하며 최 회장 측 후보에 찬성표를 던질 수 있다. 이후 주총 직후 지분을 블록딜 등으로 매각하면 한화 역시 한화솔루션 청약 대금 납입 일정에 차질 없이 재원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외이사 전격 사임은 MBK·영풍 연합에 전열을 정비할 시간을 주지 않고 이사회 과반을 방어하겠다는 최 회장 측의 승부수”라며 “베인캐피탈 지분을 받아주며 공동의결권 약정을 맺은 메리츠증권이 한화 물량까지 받아줄 구조를 짜놨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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